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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샤프트 골프의 메이저리그 PGA 투어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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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품인 오토 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하는 아담 스콧. [AP=연합뉴스]

한국 제품인 오토 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하는 아담 스콧. [AP=연합뉴스]

한국산 샤프트가 골프의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1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아담 스콧(호주)은 한국산인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해 10위를 기록했다.

스콧, 파머스 인슈어런스서 오토플렉스 사용 #최경주는 탱크 샤프트, 노승열은 기어스 장착 #미국, 일본 제품 장악 샤프트 시장 새로운 바람

이 대회에서 최경주도 자신의 이름을 딴 ‘TANK by K J Choi’ 샤프트를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 장착했고 노승열 역시 국산인 기어스 샤프트를 썼다.

두미나에서 만든 오토플렉스는 미스터리 샤프트다. 골퍼의 스윙에 맞게 자동(Auto)으로 강도(Flex)가 맞춰진다고 한다. 기존 샤프트보다 가볍고 부드러워 스윙스피드가 빠른 골퍼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은데, 통한다. 해외에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PGA 투어 통산 14승의 아담 스콧이 테스트한 후 사용했다. 매트 쿠차 등도 시험 중이다.

델타 인더스트리에서 만든 탱크 샤프트는 최경주와 함께 개발했다. 힘이 떨어지는 골퍼를 위한 탄성 좋고 가벼운 제품이라고 소개한다. 델타 측은 “최경주가 ‘다른 제품 개발하지 말고 이것만 계속 만들자'고 할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최경주가 사용하는 탱크 샤프트. [사진 스릭슨]

최경주가 사용하는 탱크 샤프트. [사진 스릭슨]

기어스 코리아에서 만든 기어스 샤프트는 정밀 기계를 통해 스윙 시 샤프트의 움직임을 실측한 후 이를 분석해 만든 제품이다. PGA 투어 선수 김시우는 "시타 결과 기어스 샤프트의 데이터가 독보적으로 좋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중반 최경주가 쓰던 주황색 MFS 매트릭스 샤프트가 인기였다. 이 회사에서 만든 프리미엄 샤프트 '오직'은 어니 엘스 등 PGA 투어 선수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재미교포가 개발한 것으로, 완전한 한국제품이라고 하기는 모호했다.

기어스 샤프트. [사진 기어스 코리아]

기어스 샤프트. [사진 기어스 코리아]

국내 골퍼들은 미국의 트루템퍼, 일본의 그라파이트 디자인, 후지쿠라 등에 대한 호감이 높다. 국산은 싸꾸려로 인식됐다. 그러나 국산 샤프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어스 샤프트는 하나에 100만원으로 고가인데도 출시 즉시 동났다. 오토플렉스는 95만원이며 신제품 대비 중고 가격도 높다. 샤프트 시장에서 명품으로 인식된다.

델타 정일환 본부장은 “미국과 일본 메이저 업체들은 대량생산 가격경쟁으로 좋은 재료를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춰주면서 소량 제작한 노하우가 쌓여 제품 개발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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