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보다 스가 먼저 통화한 바이든…靑 "순서 큰 의미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한ㆍ중 정상통화 이틀 뒤인 28일 새벽 미ㆍ일간 첫 정상통화가 이뤄졌다. 청와대는 아직 한·미 정상의 통화 계획을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통화는 이뤄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9시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통화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통화 직후 이뤄졌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9시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통화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통화 직후 이뤄졌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한ㆍ미 정상통화에 앞서 미ㆍ일 정상이 먼저 통화한 것에 대해 “백악관이 관례적으로 정한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순서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통상 정상간 통화는 상대국의 시간도 감안해 결정되는 것이 관례인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통화는 이례적으로 일본 시간 새벽에 이뤄졌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국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아 외교 일정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실제 미국 대통령은 같은 시간대를 쓰는 한ㆍ일 정상과의 통화를 한국 시간 오전 또는 오후 9시를 전후해 했던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1월 당선인 신분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ㆍ일, 한ㆍ미 정상통화 시간은 각각 오전 8시 30분과 9시였다. 미국 기준으로 오후 6시 30분과 7시로 양국 모두 통상적 업무시간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사흘만인 지난 22일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시작으로 영국(23일), 프랑스(24일), 독일(25일) 정상과 연쇄 전화회담을 했다. 26일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에 이어 러시아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 다음이 27일(현지시간) 스가 일본 총리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당일(1월 20일) 영국을 시작으로 캐나다(21일), 이스라엘(22일), 인도(24일), 멕시코(27일), 일본ㆍ독일ㆍ러시아ㆍ프랑스ㆍ호주(28일),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연합(29일) 정상과 통화했다.

당시 한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였다.
 황 대행과의 정상통화는 일본보다 하루 늦은 29일에 이뤄졌다.

2009년 민주당 행정부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통화는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의 통화보다 닷새가 늦었다.

 전직 외교관은 중앙일보에 “한ㆍ미 정상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지만 시점과 순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민주당 행정부가 중국과의 대결을 예고한 가운데 바이든에 앞서 진행된 한ㆍ중 통화(26일 밤)에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6일 통화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두 정상의 통화를 보도하며 청와대가 밝힌 시 주석 방한이나 북한 관련 대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뉴스1, 신화=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6일 통화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두 정상의 통화를 보도하며 청와대가 밝힌 시 주석 방한이나 북한 관련 대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뉴스1, 신화=연합뉴스]

실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ㆍ중 정상통화에 대해 “한국을 민주국가들의 반중 연합에 끌어들이려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계획을 좌절시키려는 중국의 공세"라고 평가했다.

이런 시각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통화는 신년 인사차 추진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과는 선을 긋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새 외교 담당자들과의 통화에서 한국은 시간적으로 일본에 계속 밀리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보국장과의 통화 이틀 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통화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23일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성 대신에 이어 24일에 서욱 국방장관과 첫 통화를 했다. 27일 강경화 외교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통화 역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 이후에 이뤄졌다.

강태화·박현주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