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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처음엔 실명 안밝히려 했다" 성추행 공개 막전막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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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 사과하는 정의당.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으로 인한 사퇴에 대해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 사과하는 정의당.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으로 인한 사퇴에 대해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정의당이 위기에 처했다. 전날 울먹이며 성추행 사건을 발표한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2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성추행 사건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의 정의당의 고민과 향후 수습책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1. 당의 미래, 당원 탈퇴 걱정은 없나 

정의당은 26일 오후 비공개로 대표단 회의를 열고 성추행 사건의 수습책을 논의한다. 배 부대표는 "어떤 체제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토론하고 결정하면 이번 주 내로 당원에게 이야기할 것"이라며 "비상대응체제는 맞는데 이것이 정당 재창당 수준이냐는 문제는 합의된 사항이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당 해체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비상대응체제 방식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 그리고 당원에게 조금 더 성실하게 소통하는 내용의 흐름으로 회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하고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은미 원내대표가 대국민사과 하는 사이 심상정 의원이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하고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은미 원내대표가 대국민사과 하는 사이 심상정 의원이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2 성추행 공개, 고민 없었나  

성추행을 당 차원에서 공개한다는 결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배 부대표는 밝혔다. 그는 "당연히 당 대표의 성추행이 발생한 엄중한 사안을 국민에게 얘기하고 보고하고 말씀드리고 그에 맞는 징계를 하는 과정을 말씀드리는 게 너무 당연하고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렵다기보다는 어떻게 잘 말씀드릴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즉각적인 공개와 대처는 다른 당의 유사한 사건과 비교해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왼쪽은 장혜영 의원. 오종택 기자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왼쪽은 장혜영 의원. 오종택 기자

3. 김 전 대표는 입장은 어땠나

사태를 접한 뒤 배 부대표는 김종철 전 대표와도 대화를 나눴다. 배 부대표는 "본인이 잘못한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며 "평소 젠더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계셨다. 거기에 따라 본인의 잘못을 스스로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인정하고 성실하게 사과하고,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을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하고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류호정 의원이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김 대표를 당 대표직에서 직위해제하고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류호정 의원이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또 배 부대표는 "아마 제가 제일 먼저 들었기 때문에 국민이나 당원보다 충격이 먼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성폭력 운동을 했었고 피해자 지원을 했던 경험이 있어 절차적으로나 방법적으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어떻게 이 부분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거기에 방점을 뒀던 것 같다"고 말했다.

4. 장혜영 의원 실명 공개 배경은

배 부대표는 "처음에는 본인이 피해자임을 밝히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일상에서 본인이 피해자임을 밝히지 않고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다"며 "조금 더 솔직하고 본인이 피해자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하는 가운데서 정치를 하는 것이 자기 목소리를 정확하게 낼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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