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식물상태 美여성 급식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년간 식물상태로 지내 온 여성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던 급식튜뷰가 그녀의 남편과 부모간 6년에 걸친 법적 소송끝에 15일 제거됐다고 미국의 AP통신과 뉴스전문채널 MSN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피넬러스 파크의 테리 쉬아보(39)는 26살 때인 지난 1990년 졸도해 뇌를 심하게 다친 뒤 지금까지 심장 박동이나 호흡을 위한 보조기구가 필요하진 않지만 위에 연결된 급식튜브로 영양을 공급받는 식물 상태로 목숨을 유지해왔다.

법원은 최근 부인에 대한 급식중단을 요청한 남편 마이클 쉬아보의 요청에 대해 '개입거부'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의사들은 15일 오후 튜브를 제거했다.

급식튜브가 제거된 쉬아보는 앞으로 7-10일 정도 살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쉬아보의 부모인 밥 쉰들러와 메리 쉰들러는 급식중단 결정에 반대하며 이의 철회를 요구해 왔었다.

튜브 제거는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쉬아보 부모를 면담한 자리에서 법원결정을 중단시킬 방안들이 있는지 법률팀에게 검토지시를 내렸다고 말한 뒤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젭 부시 주지사는 "궁극적인 결정은 법원이 내리는 것"이라고 전제한뒤 "나는 의사도 변호사도 아니지만 어떤 사람이 생명연장을 위한 보조장치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시도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쉬아보 부모들은 주지사의 말에 감동했으며, "가족들은 아직도 테리에 대한 희망을 단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주지사는 15일 오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쉬아보 남편은 아내가 급식 튜브에 의존해 살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부모들은 쉬아보가 살기를 원한다고 반박해왔다.

쉬아보 부모들은 최근 CBS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가 보기엔 이것은(튜브제거는) 살인"이라고 주장했고, 이들의 변호인들은 과거에도 이틀 반나절 정도 튜브를 제거했지만 쉬아보는 생존했으며 이는 그녀가 회복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테리 쉬아보의 콧소리나 얼굴표정은 반사적인 것으로 의사소통을 할 정신적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증언해왔다.

쉬아보의 부모들은 앞으로 사위가 딸에게 지급된 돈을 재활치료 보다는 소송비로 사용하는 등 착취를 했다며 주(州) 아동.가족보호국에 민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피넬러스파크<美플로리다州>=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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