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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락다운 피해, 독일 최대 6.7억 보상···기업에도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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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였다. 정부 방역 조치로 문을 닫거나 영업에 제한을 받은 자영업자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느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나라의 고민이다. 한국이 추진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주요 선진국은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 수준이 높고 보상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감염예방·소상공인 지원 등 기존 법 근거로 지원

독일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국 단위의 전면 봉쇄(하드 락다운, Hard Lockdown) 조치를 실시했다. 병원ㆍ약국, 일부 생필품 매장을 제외하곤 모든 음식점ㆍ가게 등이 문을 닫아야 했다. 이들에 대한 보상으로 독일 재무부는 10억 유로(14조8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전면 봉쇄 조치로 인적이 드문 독일 겔젠키르헨 시내 상점가 모습. [AP=연합뉴스]

전면 봉쇄 조치로 인적이 드문 독일 겔젠키르헨 시내 상점가 모습. [AP=연합뉴스]

독일은 하드 락다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영업을 폐쇄한 자영업자에 대해 최대 50만 유로까지 보상한다. 매출액과 피해 정도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지긴 하지만 한국 돈으로 최대 6억7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는 물론 기업과 프리랜서까지 포함해서다.

캐나다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회복 지원 제도(Canada Recovery Benefit, CRB)를 운용 중이다.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2주 단위로 1000캐나다달러(약 86만원)를 지급한다. 최대 26주간(1000캐나다달러씩 13회) 받을 수 있어 업소당 지원 한도액은 1000만원이 넘는다.

일본의 자영업자 대상 지원금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매출이 줄어든 개인사업자는 물론 중소기업에도 지급되는 지속화 급부금(持續化給付金), 임대료 지원금, 그리고 휴업 협력금이다. 지속화 급부금은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50% 넘게 감소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자본금 10억엔, 종사자 수 2000명 이하)에 최대 200만엔(약 2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임대료 지원금도 최대 6개월분을 600만엔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 경제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영업 손실 보상제와 가장 비슷한 성격은 휴업 협력금이다. 일본은 한국처럼 영업 금지ㆍ제한을 강제하지 않는다. 어겼을 때 상호 공개 등 벌칙이 있긴 하지만 원칙은 ‘요청 사항’이다. 정부 방침에 협력해준 데 대한 보상 성격으로 지원금이 나간다.

정부가 주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지급한다. 휴업 기준도 다르고 지자체별로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도쿄도의 경우 월 최대 186만엔까지 주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도 재정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재정 여력이 좋지 않은 일부 지자체의 경우 휴업 협력금을 제대로 주지 못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 국가의 지원 제도는 대부분 감염 예방, 소상공인 지원, 재정 관련 법 등 기존 법을 근거로 지원했다. 전문가는 법제화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핵심은 법으로 보상할 대상과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하고 그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충당하느냐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자영업자의 손실을 얼마나 정밀하게 측정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얼마나 보상할 것인가부터 먼저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자영업 손실 보상제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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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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