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박영수 전 서울시장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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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박영수(朴英秀) 전 서울시장이 9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75세. 경남 삼천포 출신인 고인은 육사를 졸업하고 5.16군사정변 뒤 강원.경남도경국장과 부산시경국장을 역임했다.

3공화국의 등장과 함께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고인은 치안국장, 내무부 차관을 거쳐 1971년 14대 부산시장에 오른다. 6년2개월동안(71~77년) 부산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부산의 고지대 판자촌지역 주택개량사업과 도시정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부산항이 국제무역항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80~82년)중에는 제24회 올림픽게임을 서울에 유치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고인이 바덴바덴의 세계올림픽위원회(IOC)총회에서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이 개표결과를 발표하는 순간 양팔을 번쩍 흔들며 환호하는 장면은 아직도 국민들 뇌리에 남아있다.

고인을 오래 모셨다는 박석현(58.개인사업)씨는 "일할 때는 엄하고 강직했지만 어려운 부하직원을 개인적으로 돕는 등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주택공사 사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거친 고인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현 KOTRA) 사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으로 재임했던 87년에는 당시 미수교국이었던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에 처음으로 무역사무소를 개설해 동구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유족은 부인 김선영여사와 장남 박철(자영업)씨 등 3남2녀가 있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기도 포천 서능공원 가족묘원. 02-760-2011~2.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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