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성인 자녀까지 퇴임 후 6개월간은 계속 경호하도록 지시했다고 20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백악관 비밀경호국에 이같은 지시를 했다.
트럼프가 경호를 요청한 대상은 장녀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과 그의 아내 라라, 차녀 티파니 등 성인 자녀 4명과 배우자 2명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혼했으며 차녀 티파니는 최근 약혼을 발표해 아직 법적 배우자가 없다.
연방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퇴임하면 평생 비밀경호국 경호를 받을 수 있고 16세 미만의 직계 자녀도 경호가 가능하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평생 경호 대상이고 현재 14세인 막내아들 배런도 16세가 될 때까지는 경호를 받을 수 있다.
WP는 "대통령은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비밀경호국에 경호를 지시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성인에게 24시간 경호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그의 대가족이 세금이 들어가는 세계 최고의 값비싼 경호를 공짜로 받게 된다는 뜻"이라고 논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손자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24시간 경호를 받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이례적인 경호 요청과 관련, 전 백악관 대변인은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 대변인도 자신들이 보호하는 인사를 거론할 수 없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2017~2019년 미국 정부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가족은 비밀경호국 요원과 동행해 4500차례 이상 국내외로 여행·출장을 다녔고, 세금 수천만 달러가 들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