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 환자에게 흉보 잘 통보한다

중앙일보

입력

여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나쁜 소식을 알려주는 데 남자 의사들보다 훨씬 낫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커번트리 대학, 워릭대학, 그리고 레스터 대학의 심리학자들이 배우들을 이용한 모의(模擬) 상담에 나선 남자 의사 32명과 여의사 12명의 상담 광경을 녹화, 이들의 어투와 제스처 등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남자 의사들은 무뚝뚝한 태도로 나쁜 소식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치료 방법에 관한 토의에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 심리학회 회의에 제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사들은 이같은 유형의 상담에 더 적합한 "감정이입(移入)적" 접근을 하는 반면, 남자 의사들은 "사실에 매달리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따라서 보고서 저자들은 여의사들이 남자의사들보다 훨씬 뛰어난 의사소통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아울러 앞으로 환자들에게 나쁜 소식을 알려주는 요령에 대한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과거 병원 의사들은 환자에게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적절한 요령에 관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대부분 경험을 통해 이를 습득해왔다.

오늘날 이 문제와 관련해 의사들에게 제시되는 권고는 단순히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고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며 어떤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환자 중심적" 상담을 하라는 것. 다시 말해 환자가 불안과 걱정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주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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