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미궁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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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6강전〉 ○·신진서 9단 ●·렌샤오 9단

장면 2

장면 2

장면 ②=렌샤오 9단은 중국 5위. 27세다. 20대 초반이 주름잡는 바둑계의 조로(早老) 현상 탓에 27세면 ‘중견’의 느낌을 준다.

신진서 9단의 백1을 눈여겨봐야 한다. 처음엔 다른 곳을 가리키던 AI, 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이곳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흑 2로 받아 악수 같다. 집을 지어주는 수 같다. AI는 그러나 이곳이 최고점이다. 그다음 3,5도 정확하게 AI가 추천하는 수순이다. 신진서가 왜 신공지능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여기서 흑의 최선의 응수는 무엇일까.

AI의 추천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흑1로 곱게 뻗는다. 귀를 내준다. 그다음엔 서두르지 않고 7로 지키며 백8의 집짓기를 눈 뜨고 봐준다. 이런 대목에 AI의 비밀이 담겨있다. 가끔은 이토록 타협적이고 온순하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오늘 ‘실리’에 방점을 찍은 렌샤오다. 위 그림은 실리가 없어 안된다고 봤다. 그래서 선택한 수가 흑1의 최강수. 순간 신진서의 백2가 날카롭게 떨어진다. 만약 흑이 4자리로 물러서면 백이 3으로 잇는다. 백이 좋다. 그러니 흑도 3,5의 최강으로 버틴다. 판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들어섰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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