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코베였다"는 中企…김기문 "입법 보완 촉구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1.11 16:51

업데이트 2021.01.11 17:47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손경식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뉴스1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손경식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뉴스1

“허탈하지만 1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보완 입법 촉구해서 성공시키겠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된 데 대해)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보완 입법 촉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1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중소기업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로 법이 통과됐지만, 다수의 기업인 입장에선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만큼 남은 기간 최대한 국회를 설득해 보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 회장은 “반복적인 사망 사고만을 중대재해로 정하고, 사고가 나더라도 기업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사전 책임 규정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은 산업 현장에서 사망자가 생겼을 때 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사업주 일단 감옥 보내자는 것"

법에 따르면 ‘안전 확보 의무를 다 했을 때'는 그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의무를 다 한다'는 항목의 정의가 불명확하다는 게 경영계의 불만이다. 한 지방 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떤 식의 안전 의무를 더 하라는 건지 정치인·관료도 모르니까 일단 지켜보고 있다가 사고 나면 사업주를 감옥에 보내자는 것 아니겠느냐”며 “기업인들은 법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눈뜨고 코베인’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김 회장은 “산업재해가 나더라도 그 중소기업이 문을 닫지 않고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99%의 중소기업은 오너가 곧 대표이고, 대표가 구속되면 기업 활동은 사실상 멈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을 둘 수 있는 대기업의 상황을 중소기업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김 회장은 “보완 입법에 대한 의견 조율은 노동계와 협력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기업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법안이지만, 안전수칙 준수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노동계 의견에는 충분히 동의한다”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노동계에 전하고 싶다. 안전과 기업 발전을 함께 이루기 위한 노사 공동 노력을 하는 2021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부터 주호영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방문해 보완입법 촉구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김 회장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함께 주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동계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법이 만들어졌다”며 “입법 논의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이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4월 보권선거 앞두고 표심 압박 계속 

중소기업계는 ▶법 시행 1년 유예기간을 둔 것 ▶50인 미만 기업에 대해선 법 적용을 3년 더 유예한 것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뺀 것 등을 나름의 성과로 보고 있다.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중소기업 관계자 663만명’이라는 표심을 정치권이 의식한 결과라는 게 중기업계 내부 평가다.

김 회장은 주 원내대표에게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여기서 다 말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유예 기간 안에 기업인들이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대책이 만들어지도록 그 역할을 국민의힘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경식 회장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 겪는 기업들은 각종 규제 법안들 마저 무더기로 통과돼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됐다"며 “올 상반기 국회에서 여야 모두 기업 투자가 활성화 되도록 활발한 입법 논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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