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소년 장기기증 이스라엘 어린이에 새 생명

중앙일보

입력

뇌사에 빠진 팔레스타인 소년의 장기가 이스라엘 어린이 세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에 위치한 베일린슨 병원 대변인의 말을 인용, "뇌사 판정을 받은 팔레스타인 소년의 심장과 폐.신장을 관련 질환을 앓던 이스라엘 어린이들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전했다.

살신성인(殺身聖人)의 주인공은 요르단강 서안에 살던 카헤르 우다(11). 이 소년은 14남매 중 막내로 지붕에서 떨어진 후 1주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카헤르의 폐와 심장은 폐 질환인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던 13세 소녀에게 제공됐는데 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심장 이식 수술까지 한꺼번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소녀에게서 나온 건강한 심장은 11세의 심장질환 소녀에게 이식돼 의료 수술 중 흔치 않은 사례인 '도미노'이식이 이뤄졌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카헤르의 신장은 11세 소년에게 제공됐다.

한편 카헤르의 형은 "우리는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느꼈던 수술의 전 과정을 성원했다"면서 "동생의 장기를 유대인이 받느냐, 아랍인이 받느냐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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