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럽질병통제센터 2005년 설립 추진

중앙일보

입력

유럽연합(EU)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비롯한 여러 심각한 질병들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유럽질병통제센터(ECDC)'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약 10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ECDC는 심각한 보건 위협들에 대해 과학적인 권고를 발표하고, EU 차원에서 취해야 할 조치들을 건의하며, 현존하는 각국 보건센터들이 제공하는 전문가들의 권고에 의존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 기구는 또 EU 지역에서 생물 테러 사건 발생시 대처 방안들도 조율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EU가 전염병을 통제하는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안은 사스가 절정에 이른 지난 5월 이미 나왔다.

ECDC는 미국의 유사한 기구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를 참고했는데 미국 CDCP에는 무려 8천명의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EU의 데이비드 번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사스는 `EU의 잠을 깨우는 전화' 역할을 했다면서 "전염병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우리는 21세기의 위협들에 대처하기 위해 19세기 수단들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스 발생 당시 "EU와 회원국들은 사스 바이러스의 전파를 감시하는 체제는 갖추었으나 그 바이러스를 억제할, EU 차원의 조치들을 권고하는 시스템은 없었다"며 과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번 집행위원은 "오늘날 유럽에서는 수백만명이 매일 국경을 넘나들어, 우리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EU 차원에서 신속하고 조율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대 질병 발생시 ECDC가 사람들을 격리시키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제안은 거부하고 그같은 권한들은 "엄격하게 회원국들의 권한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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