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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 5307명' 日 긴급사태 발령…"출근자 70% 줄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선 일본에서 7일 긴급사태가 재발령된다. 지난 4~5월 코로나19 1차 유행기에 내려졌던 긴급사태 선언 후 8개월여 만이다.

8일 0시부터 도쿄 등 수도권에 긴급사태 발령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8시 이후 외출 자제 #"한달로는 목표달성 불가, 더 강한 대책" 주문도

5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한 역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수는 4915명을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한 역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수는 4915명을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긴급사태 적용 대상은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도쿄(東京)도·사이타마(埼玉)·지바(千葉)·가나가와(神奈川) 현 등 수도권 4개 지역이며 기간은 8일 0시부터 한 달간이다. 상황에 따라 긴급사태 적용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차 긴급사태 선언때는 백화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종이 휴업, 또는 단축영업을 했으나 이번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 확산의 주요 경로로 지목된 음식점 영업 단축에 행정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 밤 10시까지 운영 중인 음식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당기고 캬바쿠라(룸살롱) 등 유흥업소에는 휴업을 명령한다. 광역자치단체의 영업시간 단축 요청에 응하지 않는 음식점에 대해서는 업체 이름을 공표할 수 있도록 '신형인플루엔자 등 대책특별조치법(특조법)'의 시행령도 개정할 방침이다.

회사에는 재택근무 실시를, 시민들에게는 오후 8시 이후 외출 자제를 권고한다. 1차 긴급사태 선언 때는 각 회사가 적극적으로 '텔레워크(원격근무)'에 응하면서 지하철역 이용객이 70% 이상 줄기도 했다.

코로나19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정·재생상은 5일 기지회견에서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업계에 출근자 70% 줄이기를 적극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단 긴급사태를 선언하더라도 휴교 요청 등은 하지 않고 대학 입시 공통 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도쿄 등 수도권은 현재 일본 정부가 분류한 코로나 위기 단계 중 가장 심각한 단계인 '스테이지4'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긴급사태 선포를 통해 '1주일간 신규 감염자 수가 10만명당 25명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스테이지3'까지 도달하면 해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어중간한 대책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오미 시게루(尾身茂)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회장은 5일 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으로 감염 확산의 기세가 약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한 달로는 무리다. 필요하다면 더 강한 대책을 써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대 와타나베 츠토무(渡辺努) 교수도 6일 자 도쿄신문에 "지난 긴급사태 선언이 효과가 있었던 것은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약화한 현 상황에선 가까운 이들을 감염시키지 않겠다는 '이타심'에 호소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6일 오후 6시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307명으로 처음으로 5000명 선을 넘겼다. 누적 감염자 수는 25만 9457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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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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