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농식품이 사상 최고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세계적 인기를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라면 등 가공식품 수출이 급증했고,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2위 수출 대상국으로 올라섰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연간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7.7% 늘어난 75억7000만 달러(약 8조221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치·인삼 등 신선 농산물(14억3000만 달러)과 가공식품(61억4000만 달러)의 수출이 모두 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라면 6억 달러 수출 달성
특히 대표 수출품목인 라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라면 수출은 처음으로 6억 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29.3% 증가했다. 한국 라면은 2019년 영화 기생충의 흥행으로 극 중 등장한 ‘짜파구리’가 인기를 얻으면서부터 외국 수요가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장기보관이 가능한 데다, ‘과일 맛’(미국) ‘3배 매운맛’(중국) 등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이 판매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라면과 함께 집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간편식 수요도 늘었다. 가공밥·떡볶이·죽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6.7% 증가한 1억376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53.4% 늘어 역대 최고액인 5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치는 지난해 3분기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며 전년 대비 37.6% 증가한 1억4450만 달러 수출을 찍었다. 농식품부는 “비건(채식) 김치, 캔 김치 등 제품을 현지화하고 건강 기능 등을 홍보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궐련(담배)이 농산물로 분류돼 8억1600만 달러로 수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위는 라면, 3위는 음료(4억1000만 달러)였다.
수출국 2위 중국→미국
국가별로 보면 여전히 일본(13억3800만 달러)으로의 수출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아세안 11개국 등 신남방 국가(15억5500만 달러)로의 수출이 전년 대비 9.1% 급성장하며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다.
농식품 수출 대상국 2위의 자리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미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은 1년 전보다 38% 급증하면서 12억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유통·소비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비대면 마케팅으로 전환한 게 수출 성과 달성에 도움이 됐다”며 “올해도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과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지난해의 성과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