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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모임 간 택시회사 대표와 접촉...대전 일가족 4명 확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연말 더불어민주당 황운하(대전 중구) 의원과 모임을 했던 택시회사 대표와 접촉한 일가족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택시회사 대표와 접촉한 70대와 며느리 등 가족 #황운하와 택시회사 대표 등 지난 연말 저녁 모임 #

대전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한밭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5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서구 거주 70대 확진자(대전 883번)가 확진됐다. 70대는 최근 확진된 지역 택시업체 대표(대전 847번)를 지난달 24일 접촉했다. 대전 883번의 딸(대전 884번)과 며느리(대전 885번), 손녀(대전 886번)도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전 883번은 또 다른 택시회사 대표이다.

 지난달 31일 한밭체육관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된 대전 847번은 같은 달 26일 대전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황운하 의원,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포함한 6명이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접촉자로 분류된 황 의원과 염 전 시장은 각각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염 전 시장이 양성으로 나와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 격리됐다. 음성으로 나온 황 의원도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오는 9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당시 이들 3명 외에 같은 룸 내 옆 테이블에서도 3명이 식사를 했는데 일각에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방역 수칙을 피해 '3+3'으로 나눠 앉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역당국에서는 이들이 음식점 도착시각이 차이가 나고, 주문한 메뉴도 다르다는 점 등을 들어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식당 측이 먼저 도착한 2번째 팀 대신 3번째 팀을 황 의원과 같은 방에 배치한 것 등을 놓고는 의문이 일고 있다. 시민 김모(55)씨는 "현직 국회의원과 전 시장 등 지역 유력 인사들이 식당을 찾았는데 굳이 같은 방에 일행이 아닌 손님을 앉혔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황 의원 등이 식사한 룸 말고도 이 음식점 홀에는 다른 테이블이 있었다.

 방역당국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는 이날 식사가 이뤄진 식당에서의 방역상 허점도 드러났다. 식사한 사람의 인적사항을 개인별로 적어야 할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대전 중구는 “음식점 출입자 명부에는 출입자 6명 전원의 이름은 없고 대표자 1명이 인적사항을 적은 다음 ‘000외 2명’ 형식으로 기록했다”고 했다. 결국 황 의원과 염 전 시장은 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대전 중구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음식점 등에 비치된 출입자 명부는 개인별로 인적사항을 기록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이날 황 의원 등 6명이 2개 테이블에서 주문한 음식은 각각 12만9000원짜리와 9만9000원짜리였다는 게 중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지난 2일 중앙일보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3인 식사가 맞고 그렇게 알고 자리에 참석했다. 우연히 옆 테이블에 3인이 앉아서 결과적으로 하나의 룸에 일시적으로 최대 6인이 앉게 되었지만, 의도치 않았던 우연이었고,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을 알지도 못한다. 이런 경우 방역수칙 위반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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