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새해를 맞아 첫 공식 일정인 국립현충원 참배에서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징계 거든 참모들 대신 조상철 서울고검장 동행
1년 前‘국민과 함께’는 빠져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 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분향을 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그는 참배한 뒤 방명록에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썼다.
윤 총장은 1년 전인 2020년 1월 2일 현충원을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은 ‘국민과 함께’ 문구를 뺐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尹 30%'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 사유 중 하나였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의식해 지난해 방명록에 적었던 ‘국민’을 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만 보면 윤 총장은 이미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있다. 최근에는 윤 총장의 대권 선호도가 30%를 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어 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30.4%의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20.3%)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5%)를 모두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윤 총장이 상위권에 오르는 상황과 관련해 윤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총리는 1일 SBS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본인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언론기관에 ‘지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고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왜 (조사에) 이름을 넣어서 혼란스럽게 하느냐. 넣지 말아달라’고 했다”면서 “(윤 총장도) 그렇게 해주시면 좋겠지만 제가 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남관·조상철 등 5명만 동행
이날 참배에는 대검 참모들 대신 조남관 대검 차장과 조상철 서울고검장, 복두규 대검 사무국장, 정연익 서울고검 사무국장 등 5명만 참여했다. 지난해 새해 참배에는 대검 부장들도 참여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윤 총장 정직 2개월 의결 당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이었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참모들과의 불편한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다만 대검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해 인원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검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새해 시무식도 개최하지 않는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