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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쿠팡까지 뛰어들었다…라이브 커머스 ‘무한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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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직장인 A씨는 28일 오후 현대홈쇼핑에서 판매한 ‘라 사본느리 비누’ 라이브 방송을 보고 비누를 샀다. TV나 홈쇼핑의 온라인 채널이 아닌 KT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시즌’을 통해서다. A씨는 방송을 보면서 ‘1개 세트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고 채팅으로 물었고, 판매원은 ‘1세트 14개 구성’이란 답변을 즉시 내놨다. A씨는 모바일 화면의 ‘구매하기’ 버튼을 통해 판매 사이트로 들어가 제품을 구매했다.

OTT 업체들, 실시간 쇼핑 전쟁 #올해 3조, 3년 뒤 8조 급성장 시장 #영상 콘텐트 플랫폼서 상품 판매 #미래 소비층 MZ세대 선점 나서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Seezn)에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를 출시했다. [연합뉴스]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즌(Seezn)에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를 출시했다. [연합뉴스]

# 17일 쿠팡은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쿠팡 라이브 크리에이터’라는 앱을 올렸다. 이 앱은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쿠팡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판매자)는 쿠팡에 입점한 상품을 실시간 방송으로 판매하고 판매 성과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쿠팡이 내년 초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기획·제작한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기획·제작한다. [사진 카카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사업자가 먼저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이동통신사와 유통 업계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국내 빅테크 기업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라이브 커머스가 그 자체로‘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올해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1.9%인 3조원(전망치)에서 2023년에는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점 수수료가 홈쇼핑 대비 현저히 낮지만 구매 전환율과 인터넷 확산성은 매우 높은 플랫폼”이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8일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진행된 ‘청음회’ 판매 장면. [사진 네이버]

28일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서 진행된 ‘청음회’ 판매 장면. [사진 네이버]

미래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합친 말로 젊은 층을 통칭)가 영상에 친숙한 만큼 이들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동영상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20대(93.2%)로 주 평균 5.6시간(하루 평균 48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라이브 커머스는 인플루언서(유명인)가 제품을 설명하고 실시간으로 채팅하는 방식으로 영상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소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는 플랫폼 사업자의 결제 시스템과 연계돼 고객을 붙잡아 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커지는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커지는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여기에 네이버·카카오·KT·쿠팡 모두 OTT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업체들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이유 중 하나가 영상 콘텐트 확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만3세 이상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 중 유튜브 이용 비율은 76.9%에 달한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18일 예능과 라이브를 결합한 ‘예능형 쇼핑 라이브 콘텐트’를 선보이며 라이브 커머스 콘텐트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자체 스튜디오에서 기획·촬영·송출을 전담하며 전문적인 콘텐트를 제공 중이다. KT는 내년부터 홈쇼핑사와 협력해 ‘콘텐트+커머스’ 분야를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에 다양한 콘텐트를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라이브커머스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나가며 양질의 영상 콘텐트 공급원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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