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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 선점한다" 개발 가속도 붙은 K바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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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열 주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전 세계가 K바이오의 저력에 주목한다. 초기엔 독보적인 진단능력으로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이제는 우수한 의약품 생산 기술력으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공급을 주도한다. 아무리 좋은 백신·치료제라도 대규모 생산·공급이 어렵다면 질병의 예방·치료 효과는 제한적이다. GC녹십자·셀트리온·종근당 등은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 가시적인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그동
안 쌓아온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이다.

코로나19는 의약품 개발·생산 공식을 크게 바꿨다. 후보물질 도출부터 검증·생산에 이르는 모든 개발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검토하고 진행한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최대한 확보해야 신속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공급이 가능하다. 그래야 그만큼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인 포스트 코로나도 빨라질 수 있다. 이제 시작이다. 저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도 열심이다.

임상 중인 국산 혈장 치료제 #렘데시비르보다 효과 좋아 #항체 치료제, 백신 개발 박차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역점 

코로나19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 중 하나는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GC5131A)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상시험 중이지만 이미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에 쓰이고 있다. 실제로 완치한 사례도 나왔다. 렘데시비르·덱사메타손 등에도 차도가 없던 중증 고령 환자였다.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고농도로 농축한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가장 빠르게 개발·투약할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GC녹십자는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5억 도즈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독보적인 항체 치료제 개발능력으로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선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CT-P59)의 약효·안전성과 바이러스 중화 능력 등을 살펴보는 글로벌 임상 2상 투약을 완료한 상태다. 회사 측은 임상 2상 결과 분석을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NBP2001)의 체내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한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효력 시험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보다 약 10배 높은 중화항체를 유도했다.

글로벌 신약 개발에도 집중 

열악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개발 연구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곳도 많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선두주자인 유한양행은 3세대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뇌 전이 비소세포폐암에도 긍정적이라는 임상연구를 통해 글로벌 K신약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여개 국에서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는 다국가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올해에만 공동개발사인 얀센으로부터 레이저티닙 개발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을 1억 달러가량 수령했다. 국내 기술수출한 신약 과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일동제약은 3HP전략(High Probability, High Pace, High Productivity)으로 혁신 신약 경쟁력을 강화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체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로 조직 침투력을 강화한 루센티스 기반 망막질환 치료 바이오베터 IDB0062다. 기존 눈에 직접 주사하던 것에서 비침습적인 점안제 형태로 개선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췌장 베타세포 표면의 GPR40 수용체에 작용하는 저분자 화합물 IDG-16177을 비롯해 이중 표적으로 항암 치료 내성 극복을 고려한 IDB0076, 담즙산 대사를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ID11903 등 강력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삼진제약은 디지털 헬스 분야 강자인 웰리시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의료 혁신을 추구한다. 심전도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인 ‘S-Patch Cardio’로 디지털 모니터링 시대를 앞당긴다. 초경량 웨어러블 패치를 심장에 붙이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모바일앱이 심전도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실시간으로 전송·분석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코로나19처럼 비대면이 강조되는 시대에 더욱 필수적인 새로운 헬스케어 환경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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