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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반대 앞장선 오사카, 스포츠계 가장 빛난 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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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US여자오픈 8강전에서 조지 플로이드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한 오사카. [AFP=연합뉴스]

US여자오픈 8강전에서 조지 플로이드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착용한 오사카. [AFP=연합뉴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테니스 US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 오사카 나오미(23·일본)를 ‘2020 올해의 스포츠 인물’로 선정했다. 포브스는 27일 “오사카는 올해 한때 세계 랭킹이 10위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입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코트 안팎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포브스 선정 ‘2020년 스포츠 인물’ #여성 소득 1위, 인권 운동 참여도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고 여자 테니스 왕좌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호주오픈과 올해 US오픈을 차례로 석권해 3년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시아 국적 선수가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건 남녀를 통틀어 오사카가 최초다.

어마어마한 수입도 따라왔다. 오사카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3740만 달러(413억원)를 벌어들였다. 각종 대회 상금으로 340만 달러(38억원)를 받았고, 스폰서십과 광고 출연으로 3400만 달러(375억원)를 보탰다. 역대 여자 선수를 통틀어 1년 수입 최고액이다. 그 결과 5월 포브스가 발표한 여자 스포츠 선수 소득 순위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를 지키던 윌리엄스를 140만 달러(16억원) 차로 제쳤다.

오사카의 코트 밖 영향력 또한 남달랐다. 포브스는 “오사카는 인종 차별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자신의 유명세를 적극 활용했다. 올해 US오픈에서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매 경기 인종 차별 희생자의 이름이 적힌 새 마스크를 착용했다. 또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대회 기권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썼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미국인 아버지(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성을 따랐지만, 큰 키(1m80㎝)와 짙은 피부색은 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 3세 때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일본어도 서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오사카의 일본 국적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럼에도 오사카는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 여성’이자 ‘일본인’이라 정의한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은 일본법에 따라 국적을 선택해야한다”고 통보하자 미국 국적을 버리고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

편견에 굴하지 않는 자신감과 용기는 오사카가 스포츠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발돋움하는 배경이 됐다. 오사카는 방탄소년단(BTS)의 열성 팬이기도 하다.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BTS의 노래 ‘I need you’를 좋아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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