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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의 성탄절 악몽···中 반독점 조사에 알리바바 주가 폭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 중이었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시켰다. 사진은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2015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 중이었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시켰다. 사진은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2015년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마스이브의 악몽. 알리바바가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보다 13.34% 하락한 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 떨어진 수치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도 이날 8% 하락했다.

중국 경제 번영과 정보기술(IT) 발전의 상징과도 같았던 알리바바는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5일로 예정됐던 앤트그룹의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상장이 무기한 중단된 뒤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창업자 마윈(馬雲)을 겨냥한 압박 수위가 연일 높아지는 탓이다.

마윈이 지난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 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 당국이 기차역 관리하듯 공항을 관리하려 한다”며 당국을 겨냥한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격노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세계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의 앤트그룹 상장인 개미와 로고

마윈의 앤트그룹 상장인 개미와 로고

사면초가 상황인 알리바바의 주가에 일격을 가한 것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반독점 조사 착수 소식이다. 이날 중국 신화통신은 SAMR이 알리바바그룹의 납품업체에 대한 선택 강요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SAMR은 알리바바가 2017년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인타임 리테일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거래를 신고하지 않았다며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게다가 중국 금융당국이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에 대한 ‘웨탄(約談)’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웨탄은 정부 당국이 감독 대상 기업의 관계자를 불러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이다. ‘군기 잡기’ 성격의 호출로 앤트그룹에 대한 웨탄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와 함께 마윈의 인터넷 제국에서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앤트그룹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커지는 인터넷 영향력에 대해 고삐를 죄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트그룹은....

앤트그룹은....

때문에 마윈과 알리바바에 대한 역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영향력이 커지는 점점 커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길들이기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동시먀오 종관춘 인터넷 금융연구소의 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은 더 작고 더 영향력이 줄어든 더 순응하는 회사를 원하는 듯하다”며 “중국에서 새로운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상징이 된 마윈 제국에 대한 공동작전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마윈과 알리바바는 몸을 낮추고 있는 듯하다. 알리바바는 감독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윈은 앤트그룹의 상장이 연기된 뒤 공개석상에는 모습을 드러내거나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앤트그룹의 일부 국유화까지 제안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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