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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징역 4년형..."尹정직시 정권수사 흔들" 주장에 무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법조계는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집행이 정지되지 않으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같이 현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사실상 중단된다는 윤 총장 측의 논리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고 해석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의 윤 총장 징계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사건 2차 심문을 하루 앞둔 23일 조 전 장관의 아내인 정 교수가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자 나온 해석이다.

"尹 자리 비우면 정권 수사 흔들"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 교수에 대한 법원의 선고 직후 법조계에서는 여권과 친정부 검사들의 반발에도 의지를 갖고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끌고 나간 윤 총장의 역할이 재조명됐다. 수도권의 부장판사는 "윤 총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수사지휘권이라는 고유의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봤다. 일선 검사들도 고유의 권한을 가진 총장의 부재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대행체제로 완벽하게 대체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임기가 보장된 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하면 언제라도 자리를 옮겨야 하는 대검 차장의 리더십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총장 측도 윤 총장의 부재로 월성 원전, 옵티머스·라임 펀드 사건 등 기존 권력 수사의 무력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감사원의 월성 원전 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삭제한 산업통상자원부 간부 3명을 기소하고, 자료 삭제를 지시한 '윗선'이 누군지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로 향할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지만, 윤 총장이 다시 자리를 비우게 되면 수사가 흔들릴 수 있다.

'백운규 변호' 이용구가 수장 

24일 국회에서 중대재해법관련 법사위 소위가 열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4일 국회에서 중대재해법관련 법사위 소위가 열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산하의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에서 수사 중인 옵티머스 펀드 사건의 향배도 윤 총장의 거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지난 4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의 부실장 이모 씨가 수사를 받던 도중 사망한 후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라임 펀드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여권 관계자들에 대한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김락현 부장검사)의 수사도 흐지부지될 우려가 있다. 로비 의혹을 받아온 이른바 야당 측 인사(당협위원장)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은 11일 구속됐지만, 여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사협의권을 가진 윤 총장의 부재하면 법무부 장관이 학살 인사로 기존 권력 비리 수사팀을 해체할 가능성도 훨씬 커진다.

윤 총장의 부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 인선 문제가 겹치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사실상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피력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간부는 "추 장관도 사의를 표명한 상태이고 후임 장관이 올 때까지 이 차관이 사실상 장관 대행을 맡아야 한다"며 "무주공산에서 호가호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차관은 차관으로 지명되기 직전까지 월성 원전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 조 전 장관 일가의 변호를 맡은 LKB 로펌에 한 때 소속되기도 했다. 이 차관은 최근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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