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리뷰&프리뷰②] 김태형 "선수는 자신, 감독은 팀 위해 존재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24 00:03

업데이트 2021.01.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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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두산 베어스를 6년 연속 KS로 이끈 김태형 감독. 그는 “내년에도 상황마다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뉴시스]

두산 베어스를 6년 연속 KS로 이끈 김태형 감독. 그는 “내년에도 상황마다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뉴시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올해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그 여섯 번의 KS를 모두 지휘했다. 최근 중앙일보와 만난 김 감독은 “다른 건 몰라도, 프로 감독 최초로 6년 연속 KS 진출은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그중 세 번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감독의 리뷰&프리뷰 ② 두산
6연속 KS 진출, 올해는 준우승
FA 많지만 남은 선수들로 최선
2021년도 또 한번 새 시즌일뿐

어느덧 두산 감독으로 여섯 해를 보냈다. 올해는 가장 험난했고, 그만큼 굴곡이 많았다. 시즌 내내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2위부터 5위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도 펼쳤다. 마지막 순간 KS에 오른 팀은 역시 두산이었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KS에서 준우승했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첫해는 뭘 모르고 패기가 넘쳤다면, 올해는 6년째 감독을 하면서 여러 일을 경험하고 가장 많은 걸 느낀 시즌 같다. 야구를 배우는 게 끝이 없다더니, 실제로 이런저런 돌발상황이 끊임없이 벌어졌다. 이럴 때 내가 감독으로서 잘 대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선수단 전체의 장단점을 얼마나 잘 파악해야 하는지 깨달은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두산은 ‘야구 지능’ 높은 선수가 모인 팀이라고 모두들 생각한다. 김 감독은 그들의 시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안다. 그는 “내 신념은 ‘선수는 자신의 기록을 위해 뛰고, 감독은 팀을 위해 존재한다’는 거다. 운동장 안에서는 감독이 결정권자다. 일부 선수가 감독에게 섭섭해 하더라도, 무조건 팀 성적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한 팀 선수가 60~70명인데, 주전 한두 명 기분을 살피면서 팀을 운영할 순 없다는 게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또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그동안 팀에 큰 힘이 됐던 선수가 나이 들어 기량이 떨어지는 걸 보면 나도 당연히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내가 '우리 감독 정말 사람 좋다'는 말을 들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나도 선수들을 다독이고 싶지만, 이 세계는 그런 곳이 아니다.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팀 전체를 끌고 가려면 냉정해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좋은 선수를 모아도, 운영 방식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김 감독은 “이 선수들로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고, 선발 5인과 불펜진을 구성하고, 만날 팀에 대한 전략을 짜는 등의 팀 운영은 결국 감독이 한다. 어느 감독이나 이게 맞아 떨어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나는 운 좋게 성공 확률이 높아서 그동안 많이 이긴 거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두산에서는 주전급 자유계약선수(FA)가 쏟아져 나왔다. 잡은 선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다. 내야수 허경민(4+3년), 중견수 정수빈(6년)은 장기 계약했다. 주포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K 와이번스)은 다른 팀으로 보냈다. 투수 유희관과 이용찬, 유격수 김재호는 미계약 상태다. 채워야 할 전력 공백이 적지 않다. 리그 최강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을 각각 일본과 미국으로 보낸 아쉬움이 크다. 두산과 김 감독이 내년엔 진짜 시험대에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내 스타일 대로,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겠다. 왜 날 ‘시험대’에 올리나. 시험은 어떻게 보면 되나”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감독은 그저 지금 팀에 있는 선수들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 두산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게 내 할 일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주축 선수 한두 명이 팀에 남아 이끌어 주긴 해야 한다. 그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두산의 2021년이 기회도, 위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또 한 번의 시즌일 뿐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나 FA 계약이 끝나고 선수단이 다 정리되면, 그다음부터 내년 구상을 하려 한다. 기존 선수들은 이제 나이가 30대 중반이라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이 참에 젊은 유망주에게도 돌아가며 기회를 줄 생각이다. 물론 이러다가도 정작 개막하면 베테랑 선수가 더 많이 뛸 수도 있다. 언제나처럼 그때그때 상황을 보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 팀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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