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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한국교회가 희망이다] 신종 감염병과 기후 위기 막기 위한 창조질서 회복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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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이후 이제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은 교회일치 뿐 아니라,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포용하는 새로운 평화로운 생태계 변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연신원]

코로나19 시대 이후 이제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은 교회일치 뿐 아니라,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포용하는 새로운 평화로운 생태계 변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연신원]

지난 6월 종교인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개신교인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로 32%의 응답자들이 ‘거리를 두고 싶은’을 선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교회발 집단감염으로 인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많은 개신교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 출범 #종이컵 사용 중단, 온라인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보전 실천

기독교 선교사 헌신으로 전염병 위기 극복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 가운데 최초 개신교 선교사가 국가 전체를 향해 지니고 있었던 선도적인 역할을 대조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1895년 청일전쟁이 끝나고 만주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한양을 덮쳤다. 당시 조선 정부가 가장 먼저 달려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연희전문학교 교장인 올리버 애비슨(Oliver R. Avison) 선교사였다고 한다.

물론 그가 서양 의료인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애비슨 박사는 즉시 방역대를 조직하고 곳곳에 전담 진료소를 세우기 시작했다. 애비슨 박사는 소외된 계층의 민중도 읽을 수 있도록 쉬운 한글로 포고문을 만들어 도성 곳곳에 붙이고 멸균을 위한 손씻기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콜레라 치사율이 거의 90%에 육박했던 당시 조선 백성들은 애비슨 박사의 노력 덕분에 감염자의 60% 이상이 살아나는 기적을 일으켰다. 또한 신분을 가리지 않는 포용과 사랑, 가족도 멀리했던 환자를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선교사의 실천이야말로 한국 민족에게 참 소망을 가져다 준 기적이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64년 국내 대학원 신학교육기관이 전무한 시절,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지원을 받아 연세대학교에 연합신학대학원(이하 연신원)이 세워졌다. 지금은 교단신학대학마다 자체 대학원을 가지고 있어 행정적인 연합은 사라졌지만 연신원이 초기 표방한 포용과 평화의 정신을 계승하려고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 본관 앞에 세워진 크리스마스트리, 연신원은 세계교회협의회 지원으로 1964년 설립됐다.

연세대 본관 앞에 세워진 크리스마스트리, 연신원은 세계교회협의회 지원으로 1964년 설립됐다.

새로운 생태계 변화 위한 다양한 협력 준비

코로나19 시대 이후 이제 연신원은 교회일치 뿐 아니라, 자연과 다른 생명체를 포용하는 새로운 평화로운 생태계 변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연합신학대학원은 ▶장로회신학대학 ▶한신대 신학대학원 ▶성공회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신학대학원과 ▶기독교환경연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등 단체와 함께 세계적 기후 위기에 맞서 적극적 실천을 도모하는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을 출범했다.

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권수영 연합신학대원장은 “코로나19 위기는 인간이 생태계의 주인공처럼 다른 모든 생명들을 지배·정복의 대상으로 삼아온 오랜 관행에서 깨어나도록 이끄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연신원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보전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건물 내 종이컵을 배출하는 자판기를 모두 없애고, 건물 내 종이컵 사용을 중단했다. 매번 입시 때마다 수없이 많은 원서와 서류 등이 종이로 소비된다. 올해부터 연신원은 종이 원서 없는 온라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면접 심사에서도 서류를 복사하지 않고, 면접 교수가 태플릿 PC로 면접을 진행하는 방법을 도입해 종이 사용을 억제하기로 했다.

연신원 관계자는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미래 세대에게 신종 감염병과 기후 위기가 아니라, 창조질서 회복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도록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디자인=송덕순 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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