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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한국교회가 희망이다] 코로나19 위기 속, 예배와 방역에 희망을 밝힌 ‘슈퍼 처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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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자율방역으로 예배를 지키며 이웃을 섬기고 구제하는 모범이 되겠다고 결단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장예배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예배를 병행했다. [사진 새에덴교회]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자율방역으로 예배를 지키며 이웃을 섬기고 구제하는 모범이 되겠다고 결단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장예배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예배를 병행했다. [사진 새에덴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교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예배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현장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국민 보건과 사회 여론을 고려해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새에덴교회 #현장 예배 최소화, 온라인 병행 #코로나 초기 ‘메디컬 처치’ 개소 #방역수칙 관리, 성도 건강도 체크

코로나 사태, 성경과 역사에서 답을 찾다

이웃돕기 물품 전달 장면.

이웃돕기 물품 전달 장면.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깊은 묵상 가운데 결단을 했다. 먼저 성경에서 답을 찾았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마가복음 12:30~31)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배를 목숨처럼 지키되 국민 보건과 이웃의 생명도 존중하는 길을 택했다.

소 목사는 역사 속에서도 답을 찾았다. AD165~180년 고대로마에 천연두가 창궐해 500만 명이 죽었을 때, 로마 시내 곳곳에 방치된 시신을 치운 건 카타콤에 숨어 있었던 기독교인들이었다. AD251년 알렉산드리아에서 전염병으로 인구의 3분의 2가량이 죽었을 때, 기독교인들은 예배가 끝나면 거리로 나가 환자들을 돌보았다. 종교개혁 시대에 종교개혁자들은 흑사병 환자를 찾아가 심방을 했다. 목사가 환자의 심방을 거부하면 면직시킬 정도로 환자 돌보는 사역에 주력했다.

소강석 목사는 선제적 자율방역을 통해 예배를 지키면서 이웃을 섬기고 구제하는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결단했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현장예배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예배를 병행했다. 노약자·기저질환자·고위험군은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게 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건강상담을 전담하는 새에덴 메디컬 처치

코로나19 방역과 건강상담을 전담하는 새에덴 메디컬 처치

코로나 시대, 선교의 기회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교회와 성도를 보호하고 오히려 선교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교회가 감염이 안 되도록 막는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고 소 목사는 생각했다. 시대 흐름과 사회 환경에 따라 선교 방법은 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초기에 ‘메디컬 처치(Medical Church)’를 개소하고, 이재훈 장로(다건연세내과 원장)를 의료전도사로 임명했다. 이 의료전도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제시한 방역수칙을 관리·감독할 뿐 아니라 성도의 건강을 체크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 이는 교인뿐 아니라 이웃 주민에게도 심리적·정서적 안정감을 줬다. 부활절에는 달걀 5만 개를 이웃에 전하며 소통과 공감의 폭을 넓혔다. 새에덴교회 관계자는 “이런 노력의 결과 새에덴교회는 1차 유행이 끝난 이후엔 예배의 90%를 회복했고, 교회에서 장년여름수련회까지 하게 됐다. 그런데도 교회에서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킨 셈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새에덴교회 인근에 있는 다른 교회와 고등학교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소 목사는 중대본의 행정조치 전에 선제적으로 화상 줌(Zoom) 예배를 도입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이웃 교회 및 고등학교와 관련된 교인은 직접접촉이 없더라도 스스로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대신 소 목사와 새에덴교회 중직자들은 스스로 제물이 된다는 생각으로 교회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아 달라고 릴레이 기도를 했다. 이를 보고 지역주민들은 교회를 신뢰하며 방역의 모범을 보이는 좋은 교회라고 평가하며, 교회를 염려해 주고 의지하게 됐다.

소강석 목사 ‘영(靈)택트 예배’에 집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언제쯤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그럴수록 소강석 목사는 언택트와 온택트를 넘어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영(靈)택트 예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영택트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는 사람들에게 현장예배보다 더 강력하게 인격과 인격이 만나고, 가슴과 가슴이 대하며, 영혼과 영혼이 접촉하는 듯한 예배와 팔로십을 경험하게 한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선 전통적·전형적 설교 유형보다 시장 설교, 광대적 설교가 주효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온몸과 온 가슴, 전인격으로 설교했다. 새에덴교회는 이를 통해 온라인이었지만 함께 울고 웃으며 예수님을 중심으로, 현실적으로는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더 강력한 부족공동체, 영적 역설적 슈퍼 처치(super church)를 세워갔다. 교회의 존재 이유요 생명인 예배를 지키면서도 이웃과 동행하며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새에덴교회는 한국 교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코로나19 극복의 블루 시그널을 보여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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