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6명씩 보내던 명문 ‘장안고’ 내년 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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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서울대에 6~7명씩 입학해 부산지역 명문고로 꼽혔던 장안고와 장안제일고가 내년부터 평준화된다. 그동안 장안고와 장안제일고는 도농 지역에 있어 고교 평준화 예외 지역으로 분류됐다. 학교장 전형으로 중학교 성적 상위 3% 이내 우수 학생을 선발하면서 사실상 ‘특수목적고’처럼 운영됐다.

장안제일고 이어 1·2심 패소 #학부모 반발에도 전환 가닥

2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고법은 지난 18일 장안고 학부모와 재학생 등이 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입학 전형방법 변경 알림 취소 처분 행정소송’의 항소심 선고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 16일 장안제일고도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7월 1심에서 장안고는 각하 판결, 장안제일고는 기각 판결이 내려지자 항소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1·2심 재판부는 “교육감 전형 학교 3곳(기장고·신정고·정관고)에 정원보다 많은 학생이 입학하고 있고, 일광·장안택지구역에 입주가 시작되면 학급 과밀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학교장 전형에서 교육감 배정 방식으로 변경해 기장군 내 학교 수용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다. 시교육청의 재량권 남용이 있다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장안고와 장안제일고 학부모는 반발하고 나섰다. 장안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김모(37)씨는 “평준화로 전환되면 학교 수업 질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장안고와 장안제일고는 상고 여부와 관계없이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전형방법을 교육감 배정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장안고 관계자는 “장안고는 2025년까지 교육부의 ‘과학 중점학교’로 지정돼 있어 기존 교육 과정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학부모가 반발하더라도 학교는 시교육청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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