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NLL 최전방 배치 전투함에 여군 함장 최초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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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기자

원주함은 고속정과 함께 NLL에 가장 근접 배치된다. 또한 동해를 책임진 1함대 소속으로 독도 등 도서 지역 방어 임무도 맡는다. [해군 제공]

21일 해군은 최전방에 배치된 전투함에 여군 함장을 임명했다. 북방한계선(NLL)에 가장 근접해 임무를 맡거나 독도와 동해 해역을 수호하는 최전방 공격수 역할이다.

이날 원주함장에 취임한 홍유진 중령은 해군 최초의 중령급 전투함장이 됐다. 해군에서 2001년부터 여군 장교를 함정에 배치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간 여군에서 유도탄고속함 등 소령급 전투함장과 성인봉함 등 중령급 지원함장만 배출했다.

원주함은 해군 1함대 사령부 소속 초계함으로, 평시 경비 및 초계 임무를 수행하며 적의 해상 도발을 억제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고속정과 함께 NLL에 가장 근접 배치돼 북한 함정과 직접 상대한다. 또한 독도와 울릉도 등 동해 수역 영토를 지키는 막중한 임무도 맡는다.

홍유진 중령이 함교에서 지휘하는 모습. [해군 제공]

원주함(1000톤급)의 길이는 88m, 승조원은 120여 명, 함포(76mmㆍ40mm)와 경어뢰 및 함대함유도탄 등을 무장해 대함전ㆍ대잠전ㆍ대공전 임무가 가능하다.

홍 중령은 2002년 학사사관후보생(OCS) 97기로 임관한 뒤 대청함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여군 최초 고속정 지휘관 맡은 뒤로 광대토대왕함, 비로봉함, 안동함 등에서 2300일 동안 항해하며 바다를 지켰다. 부부군인으로 남편도 같은 1함대에 배치돼 있다.

그는 “창군 이래 첫 여군 전투함장의 책무를 맡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동해 전방해역 수호 임무를 완수하고, 승조원들과 함께 파이팅 넘치는 최강의 전투함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군 최초로 기뢰부설함인 원산함 함장으로 취임한 배선영 중령. [해군 제공]

앞서 해군은 지난 15일 전시 적 항만 봉쇄 및 우리 항만을 보호하는 중요 임무를 수행하는 기뢰부설함에도 여군 함장을 처음 임명했다. 홍 중령이 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라면, 원산함장에 취임한 배선영 중령은 미드필더와 같은 역할을 맡는다.

원산함(2600톤급)의 길이는 103m, 승조원은 150여 명, 함포(76mmㆍ40mm)와 경어뢰로 무장했다.

배 중령은 2003년 해군사관학교 57기로 임관한 뒤 참수리, 독도함 등에서 2200일 동안 항해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꿈꿔왔던 함장 직책을 맡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주어진 임무 완수에 매진하고, 부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항상 준비된 원산함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