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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FDA 자문위 반대표 없었다,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 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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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술 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FDA에 권고했다. 지난 10일 승인된 화이자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 백신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FDA 외부 자문기구인 백신 및 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안건을 심의하는 회의를 열고, 표결을 통해 찬성 20표, 기권 1표로 사용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반대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일 열린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표결이 찬성 17표, 반대 4표, 기권 1표였던 것과 비교하면 모더나 백신에 대한 찬성표가 더 많았다.

의료 전문가와 백신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이날 모더나가 제출한 데이터와 FDA 자체 연구 결과를 놓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따졌다.

자문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7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를 했다. 토론부터 표결까지 전체 일정은 FDA 유튜브 채널과 주요 언론사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오해와 논란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FDA, 내일 긴급사용 승인 발표 예상

FDA는 자문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이르면 내일(18일) 모더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FDA가 지난 15일 모더나 백신이 "매우 효과적(highly effective)"이라는 내용의 검토 보고서를 내놨기 때문에 최종 승인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FDA는 54쪽짜리 보고서에서 모더나 백신이 3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94.1%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주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 백신의 95%와 비슷한 수준이다.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긴급사용 승인서를 발행하지 못할 만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 주 모더나 백신 접종 시작할 듯 

FDA 승인이 나면 백신 배포가 시작되고, 다음 주 월요일(21일)께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보급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 최고운영책임자인 구스타브 퍼나 미 육군 장군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FDA가 승인하면 첫 주에 모더나 백신 600만 도스를 미국 전역 3285곳에 배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화이자가 출시한 초도물량 290만 도스의 두 배가 넘는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모더나와 내년 1분기까지 백신 1억 도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주에는 추가로 1억 도스를 구매해 내년 2분기에 공급받기로 했다.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 백신 1억 도스까지 합치면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백신 3억 도스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 인구(약 3억3000만 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1억 5000만 명이 접종을 마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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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보관 모더나 백신, 접종 범위 확대 가능해져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예방 효과는 비슷하지만, 운송 보관 조건과 접종 대상과 방법 등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보관 조건이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라는 초저온에서 운송과 보관해야 하지만,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만 유지해도 된다.

특수 냉동고 설치 부담을 덜고 관리 미숙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이나 규모가 작은 보건소·의원 등으로 백신 보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폴 듀플렉스 피츠버그대 교수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모더나 백신의 장점은 화이자처럼 특수 냉동시설이 필요하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넣는 일반 냉동고로도 충분해 물류가 훨씬 간편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두 백신 모두 2회 접종해야 면역 효과가 있는데, 화이자는 21일 간격으로, 모더나는 28일 간격으로 맞아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16세 이상에 접종하도록 승인받았지만, 모더나 백신은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긴급사용 승인도 이 연령을 대상으로 신청했다.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모더나 백신도 대부분 접종자에서 약간의 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과 주사 맞은 부위 통증 등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일시적이었으며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모더나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미 국립보건원(NIH)과 함께 개발을 시작했으며, 연방정부 자금 25억 달러(약 2조7300억원)를 지원받았다.

원료를 구매하고, 공장을 증설하며, 인재를 영입하는 데 자금을 사용해 개발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물의약품연구개발청(BARDA)이 임상시험 최종 단계와 대량 생산 공정을 지원했다고 CNN이 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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