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처방전] 불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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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은 성인 세명 중 한명이 시달리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는 질환이다. 수면은 식사. 운동.약물.질환.스트레스.불안.우울 등의 영향을 받는다.음식만 잘 가려 먹어도 불면증을 상당 부분 떨쳐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사람에겐 트립토판이란 아미노산이 든 음식(낙농제품.닭고기 등)이 좋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 안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뇌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때 비타민 B6와 마그네슘을 함께 섭취하면(감자.바나나 등에 풍부)세로토닌 변환이 촉진된다. 비타민B6는 도파민.멜라토닌 등 수면과 기분을 조절하는 뇌 화학물질의 생성도 돕는다.

콩.곡류 등 당질 식품은 트립토판의 흡수를 도와 잠을 잘 이룰 수 있게 한다.

'자연의 진정제'라고도 불리는 칼슘(우유.멸치 등에 풍부)도 불면증 환자가 꼭 챙겨 먹어야할 미네럴. 신경안정과 수면촉진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할 때는 우유에 꿀을 타서 따끈하게 데워 먹어보자.우유엔 트립토판과 칼슘,꿀엔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다.또 바나나 하나를 벗겨 먹거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캐모밀.길초근(吉草根,쥐오줌풀의 뿌리를 말린 것).레몬향.양상추 등 허브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불면증이 걱정되면 저녁식사 때 과식을 하거나 배가 고픈 상태로 침실에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세시간 이전에 적당량의 음식을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저녁에 물.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한 밤중에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너무 먹지 않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자주 폭식을 하는 거식증 환자는 대부분이 수면장애로 고통받고 있다.적당량의 식사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방증이다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이주헌 교수).

불면증 환자가 적극 피해야 할 음식은 커피.차.콜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다. 하루 석잔 이하로 제한하고 오전 10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술은 한잔까지는 수면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과음하면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김인 교수). 술에 취해 잠을 자면 수면 도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지면서 각성상태를 보이게 돼 결과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흡연도 중추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밤늦게 치즈나 쇠고기 등 적색육을 먹으면 '악몽'을 꾸게 된다는 서양 속설이 있다.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소화장애는 불면증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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