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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 회장 나와" 하얏트 문신男은 조폭...광수대 투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전경. [사진 그랜드하얏트서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전경. [사진 그랜드하얏트서울]

서울 남산의 특급 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발생한 ‘문신남’들의 난동 사태에 조직폭력배가 연관됐다는 혐의를 잡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하얏트 난동에 조폭 잡는 광수대 투입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청 광수대는 전날 조폭 A파 조직원 10명 이상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당초 서울 용산경찰서를 통해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난동 사건 수사를 시작했지만, 피의자 중 최소 2명이 수사당국의 관리대상 조폭인 것을 확인하고 조폭 수사에 전문성을 가진 광수대를 투입했다. 광수대는 이들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와 더불어 범죄단체조직 혐의까지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폭들이 주식 시장, 기업 M&A 시장 등에 진출하고 있어 단속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괴한들, 공연 방해하고 문신 위협 

경찰과 그랜드하얏트서울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 오후 이 호텔의 로비 라운지에서 갑자기 괴한 10명가량이 “음악 멈춰”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후 라운지에서 연주 중이던 라이브밴드의 공연이 중단되고 소란이 발생했다. 괴한들은 당시 일부 관객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난동은 안내 데스크, 헬스장, 사우나 등에서도 벌어졌다. 특히 사우나에선 일부 괴한이 몸에 그려진 문신을 과시하거나 흡연을 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관계자는 “괴한들은 난동에 앞서 숙박을 했으며 투숙 기간중 자기들끼리 ‘90도 인사’를 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당시 소란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보안실 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한 뒤에야 끝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지능범죄수사대.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지능범죄수사대. 연합뉴스

하얏트 호텔 경영권 둘러싸고 분쟁 중 

괴한들은 난동을 부리며 “배 회장 나와” “배 회장 연락처 내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배 회장’이 자신들을 속여 60억원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현재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소유권은 서울미라마 유한회사가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서울미라마는 최근 사모펀드 ‘인마크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인마크 PEF)’에 인수됐다. 괴한들이 찾는 배 회장은 인마크PEF의 주요 출자자 중 한 명이다. 배 회장은 인마크PEF를 장악해 그랜드하얏트서울 인근에 고급 주택단지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마크PEF 내에서 배 회장과 갈등을 빚는 다른 출자자 등이 괴한들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 회장 측은 중앙일보에 “괴한들이 주장하는 60억원 사기 혐의는 전혀 사실무근이다”라며 “나는 경찰 수사대상도 아니고 괴한들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1978년 국내에서 처음 개장한 미국계 하얏트호텔의 지점이다. 하얏트 그룹은 지난해 12월 말 홍콩·호주 자본이 주도한 인마크PEF에 그랜드하얏트서울의 경영권을 매각했다. 하지만 경영권을 매각한 지 1년도 안 돼 호텔에서 난동 사태가 발생해 그룹 전반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자 경영권을 다시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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