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사스 공기로는 전염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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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공기나 먼지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홍콩 정부가 17일 밝혔다.

여엉키옹(楊永强) 홍콩 위생복리국 국장(장관)은 이날 아모이가든(淘大花園) 아파트 주민 321명 집단감염사태 조사결과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 국장은 "아모이가든 아파트 주민들이 사스에 집단 감염된 것은 욕실 바닥 배수구와 연결된 U자 배수관을 통해 들어온 환자의 분뇨 방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모이가든에 처음 사스를 퍼뜨린 장본인은 중국 선전(深천<土+川>)에 살고 있는 33세 남자로 아모이가든에 살고 있는 형을 자주 방문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남자는 지난달 14일 사스 증세를 보인 이후 아모이가든을 방문했으며 설사 증세를 보이자 형의 집 화장실을 자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여 국장은 "또 E동 배수구를 통해 욕실로 침투한 사스 바이러스가 환풍기 바람을 타고 열린 창문을 넘어 이웃 아파트로 또 다시 퍼져 나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현장 검증을 실시한 결과, 화장실 문을 닫고 환풍기를 틀었을 경우 바닥 배수구에서 역한 냄새가 실내로 역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파트 분뇨 하수구 외에도 환자와의 긴밀한 접촉과 엘리베이터나 계단 등 아파트내 공동시설을 통해서도 사스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환경적인 요인이 이번 아모이가든 집단감염사건의 주요 요인이며 공기나 식수, 먼지를 통해 전염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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