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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14개국 73% 중국 비호감이라는데 중국인은 93% 정부 만족, 왜?

중앙일보

입력

국제 사회에서의 중국 이미지는 계속 추락하는데 중국인의 중앙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줄곧 오르는 추세다. 왜 그런가? 이와 관련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8일 그 이유를 분석한 스위스 일간지 르 땅(Le Temps)의 최근 기사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주요 14개국 국민 70% 이상이 중국 싫어해 #반면 중국인의 정부 지지도는 매년 상승중 #스위스 일간 르 땅 분석, #중국인 중간 연령 37세의 경우 줄곧 성장 경험 #개인보다 집단 번영 강조 유가 교육도 원인 #"교육수준 낮은 계층에 정부선전 먹혀" 지적도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계속 추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국내에서 정부 지지도는 줄곧 오르는 추세다. [중국 신화망 캡처]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는 계속 추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국내에서 정부 지지도는 줄곧 오르는 추세다. [중국 신화망 캡처]

세계적으로 반중(反中) 정서는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월 초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세계 14개 주요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73%가 중국을 비호감 국가로 꼽았다.

이는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2년 동안 반중 정서를 조사해온 수치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나라, 신장 위구르족 및 홍콩의 인권을 탄압한 국가 등 부정적 이미지가 중국에 덧씌워져 있다.

반면 중국 국민의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해마다 오르고 있다. 미 하버드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2003년 86.1%에서 2016년엔 무려 93.1%로 상승했다.

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세계 14개 주요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70%를 넘어 지난 12년 동안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퓨리서치센터 홈피 캡처]

미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세계 14개 주요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70%를 넘어 지난 12년 동안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퓨리서치센터 홈피 캡처]

중국의 대외 이미지는 계속 추락하는데 국내 지지도는 상승세를 구가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스위스 언론 르 땅은 지난 6일 ‘중국인은 왜 그들의 정부를 미워하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 이유와 관련해 네 가지를 거론했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의 GDP 성장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중국과 미국의 중간 연령은 약 37세 전후다. 이 나이의 미국인은 태어나서 겪은 게 전쟁과 경제위기, 수입 정체 등이다.

반면 중국인은 부(富)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안정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가난의 굴레에서 차츰 벗어나며 자신의 생활이 부모 세대보다는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중앙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2003년 86.1%에서 2016년엔 93.1%로 상승했다고 미 하버드대 연구팀이 지난 7월 밝혔다. [AFP=뉴시스1]

중국인의 중앙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2003년 86.1%에서 2016년엔 93.1%로 상승했다고 미 하버드대 연구팀이 지난 7월 밝혔다. [AFP=뉴시스1]

두 번째는 국가의 정책 결정 모델을 중국인이 신뢰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성공이 정부의 거시경제 관리능력에 있다고 본다. 세계 최다 인구의 나라가 불과 25년 만에 현대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정부에 믿음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 원인은 중국의 근대사에 있다. 중국인은 제국주의와 해외 세력의 침입으로 ‘100년의 굴욕’을 겪은 역사를 학습해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서구식 민주’가 근대 중국에 어떻게 혼란을 줬는지도 잘 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인이 정부를 신뢰하는 원인은 교육에 있다. 유가 사상은 중국에서 2000여년 역사를 갖고 있으며 개인이 공동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국가에 복종하기를 요구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세계 14개 주요국 국민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8%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세계 14개 주요국 국민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8%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에 따라 중국인은 개인의 자유를 일정 부분 포기하고 집단의 번영을 추구하는 데 이게 바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인 알프레드 우는 르 땅의 이 같은 ‘교육’ 측면의 분석을 다르게 해석한다. 우 교수는 “중국 정부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 집단은 교육 수준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며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정부의 선전 작업은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건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 대한 선전이 먹힌 것이란 분석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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