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집마련한 가구 소비 늘어…'억눌린 소비심리' 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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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8일 'BOK 경제연구: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내 집을 마련한 가구는 집을 사기 전보다 소비가 늘어난다.

새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가구를 사느라 소비가 늘어날 뿐 아니라 주택 자금을 모으기 위해 자제했던 소비 심리가 회복된다는 해석이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새롭게 주목한 점은 내집마련이 비내구재 소비까지 늘린다는 점이다.

그동안 내집마련에 따라 침대나 옷장 등 인테리어용 내구재를 구매한다는 사실은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식료품이나 옷처럼 비내구재 소비도 늘어난다는 주장이 나온 셈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억눌렸던 소비가 해소되는 과정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집을 사기 전에는 주택 자금을 마련하려 허리띠를 졸라맸던 가계가 주택구매 이후엔 이런 부담을 내려놓고 통상적인 소비심리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정동재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뉴스1 인터뷰에서 "집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저축 성향이 높아지고 (소비가 억압되는 반면) 주택구매 이후에는 억압된 소비가 해소되는 경향 있다"며 "주택 구매 이후 소비는 이전 소비보다 5.2%가량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주택가 폭등이 전반적인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면 주택 구매 시기가 늦어지면서 소비를 억제하는 기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가격 상승과 거래량이 공통으로 소비에 영향 미쳤을 것"이라며 "바로 결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그 경로에서 소비가 영향받았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다"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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