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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거래소 살아남기, 그래서 특산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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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누구나 자신이 투자한 코인이 대형 거래소에 상장하길 바란다. 이를 알고 있는 프로젝트는 대형 거래소와 상장 진행 중이라며 이니셜 몇 글자를 따서 투자자를 달랜다. 하루가 멀다하고 쉴새없이 나오는 코인에 비해 대형 거래소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탓에 대부분의 상장 진행은 무위로 사라지고 ‘구라’로 끝이 난다.

사실 대형 거래소의 상장은 호재가 아니다. 투자자가 거래소 상장을 바라는 까닭은 매도하기 위함이고, 대형 거래소를 희망하는 이유는 던져대는 물량을 받아줄 매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빨’을 등에 업고 저세상을 향해 달려가던 가격은 투자자의 매도 물량에 이내 진정된다.

대형 거래소 상장 이후 투자자들은 대거 사라진다. 역설적으로 상장 직후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새롭게 커뮤니티에 합류한다. 매일 아침 9시 또는 자정이 되고 가격 변동 기준 가격이 바뀔 즈음이면 간절하게 가격이 우상향하길 바라며 프로젝트를 응원한다. 가격이 오른다면 상장 이전 투자자는 배 아파하며, 가격이 내린다면 상장 이후 투자자는 배고파 하며 충실하게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특금법 시행 이후 어느 거래소가 간판을 계속 달고 있을지 모를 노릇이지만, 2020년이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주요 국내 거래소의 상장 흐름을 짚어 보려 한다. 국내 투자자가 상장을 기대하는 거래소와 상장에 드는 비용만 부담하면 누구라도 상장 가능한 거래소를 순서 없이 나열해 보자. 업비트, 빗썸 그리고 코인원, 포블게이트 되겠다.

#업비트-특산품 순환 펌핑

업비트에만 존재하는 특산품 코인은 이따금씩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거래량을 능가하며 가격 펌핑을 보여준다. 오죽하면 이를 노리는 업비트 특산품의 목록이 커뮤니티에서 나돌겠는가.

업비트가 특산품을 만드는 과정은 업비트 해외 거래소를 통한 IEO로 시작된다. 이후 국내 업비트에 BTC 마켓을 거쳐 원화 마켓에 상장한다. 전체 발행량의 1~2% 내외만 유통하는 탓에 마켓에 상장할 때마다 놀라운 가격 상승을 자랑한다. 상장 전에 매수만 가능하다면, 그리고 상장 시점을 알 수만 있다면, ‘만수르’ 부럽지 않은 수익을 취할 수 있다.

최근 등장한 특산품으로는 디카르고, 토카막, 온버프, 플레이댑이 있다. 특산품에 투자한 기관 투자자들은 초기 분배되는 소량의 토큰으로도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 펌핑을 동반했다. 특징이라면 아무리 펌핑을 받더라도 시총 2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디카르고는 고점 153원일 때 시총 138억원, 토카막은 고점 1만9700원일 때 시총 188억원, 플레이댑은 고점 346원일 때 시총 138억원을 달성했다.

문제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그리고 급속도로 유통량이 증가하는 토큰 분배로 설계됐다는 거다. 프로젝트의 가치 상승이 없다면 시총은 유지되거나 하락하게 된다. 유통량이 증가할수록 코인의 개당 가격은 나날이 떨어진다. 특산품 고점에 물린 이들은 원금 복구가 요원해진다.

#빗썸-지속되는 ‘상장 빨’

이전의 빗썸 특산품은 특징이 명확했다. 네이버 밴드에서 다단계 마케팅으로 판매한 적이 있는 프로젝트거나 중국계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최근 상장 절차가 변경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니 그 이후로 상장하는 특산품의 경향이 확연히 변했다.

업비트와 같이 기관 투자 유치를 받은 프로젝트로 바뀌었다. 토큰 분배의 설계 또한 업비트의 그것과 유사해졌다. 덕분에 상장빨로는 업비트에 밀린다는 세간의 평가가 뒤집어졌다. 세간의 평을 빌리자면 업비트는 상장 직후 하락을 시작하지만, 빗썸은 상장 이후에도 며칠간 지속한다고 한다. 실제로 시총에서 업비트를 압도하는 상장빨을 보여주고 있다. 폴라리스쉐어는 고점 5000원 일 때 시총 550억원, 어댑터는 고점 300원일 때 시총 755억원을 달성했다.

위용이 높아진 탓에 빗썸 상장이 가능하다는 브로커들도 출몰 중이다. 너도나도 빗썸의 어느 임원과 연줄이 있다며 프로젝트에 접근한다. 이미 몰락한 프로젝트도 살려 줄 수 있다며 상장 성공 시 막대한 유통량을 떼어 달라고 한다니 프로젝트는 각별히 유의해야 할 거 같다.

#코인원-투트랙 상장 전략

“이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스스로 옥석 가리기를 진행한다“며 ”상장을 조절해 투자자를 보호하기보단 더 많은 상장을 통해...(하락)”

코인원 설립 6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나온 대표의 말은 코인원의 상황을 그대로 대변한다. 결국, 상장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CEO와 CTO가 실존하지 않는, 도용된 가상의 인물이었던 프로젝트인 엘라파이가 상장 심사를 통과했던 흑역사를 보유 중이다.

코인원의 상장은 1+1 투트랙으로 한다. 해외의 알려진 디파이류 1종과 상장 심사 기준을 납득하기 힘든 국내 프로젝트 1종을 같이 상장한다. 해외의 프로젝트는 상장 빨을 찾기 힘든 방치 상태의 거래량과 가격 안정성을 보여준다. 납득하기 힘든 상장 프로젝트는 상장 직후 몇 분간 두 자리 배수 폭등을 거치고 이내 상장가 이하로 떨어지는  L 자형 차트를 그린다.

스스로 옥석 가리기를 하지 못하는 투자자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어셈블이나 미네랄처럼 고점 대비 100토막을 당하고 시름시름 앓거나, 최근 상장한 도니파이낸스처럼 상장 이틀 만에 상장가 대비 70%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포블 게이트-천국의 계단

거래소인지, 개발사인지, 홀더인지, 주동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불특정 다수의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악성 바이럴을 일삼고 있다. 선동의 내용도 한결같이 저질스럽다. “스캠 프로젝트입니다. 한탕 펌핑으로 수익 보세요” 되겠다.

포블게이트에 최근 상장한 코인은…. 미안하다. 상장 공지 페이지를 열어봤지만, 하루에도 서너 개씩 상장을 한 탓에 따로 열거하기엔 너무 많다. 쉴새없이 상장하는 탓에 포블게이트를 사용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이름을 듣는 특산품은 천국의 계단 차트를 그리는 프로젝트에 한정된다.

자로 잰듯한 일정한 거래량으로 어디가 하늘인지 모를 기세로 한칸 한칸 올라가는 천국의 계단 차트다. 천국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어느 한순간에 다다르면 단 몇 분 만에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벨류에셋익스페인지가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9월 18일 1.09원이던 가격은 딱 두 달만인 11월 18일 5995원이 됐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딘 가격은 닷새 만에 1.09원으로 지옥에 불시착했다.

이런 식으로 가격으로 토막난 투자자를 달래기 위해 프로젝트는 대형 거래소 상장 미끼를 던진다. 입 닥치고 있으라는 강력한 ‘침묵의 존버’를 요구하며 고점에 물린 홀더를 위로하기에 힘쓴다. 그러나 포블게이트는 거래소의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라고 부를 정도다. 포블게이트로 처음 시작한 코인이 업비트나 빗썸, 바이낸스 같은 대형 거래소에 상장한 전례가 없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가능성이 희박한 행복회로는 잔고에 치명상을 끼치는 경우가 너무 잦기 때문이다.

바이낸스의 대표 CZ가 스시를 상장하며 말했다. “새로운 코인을 상장하지 않으면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고 우리는 쓸모 없게 될 거다. 우리는 유동성만 제공할 뿐, 거래를 강요하지 않는다.”

거래소는 더 이상 상장 심사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상장피(fee)를 받아 운영하는 거래소는 뒷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 프로젝트를 상장시킨다. 거래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는 거래소는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여 거래가 활발하게 되는 프로젝트를 선호한다. 슬프지만 필자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작금의 상황이다.

더 슬픈 사실은, 국내 거래소의 타락과 본성을 드러내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니 더 이상의 자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거다. 투자자의 잔고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정 거래소가 밀어주는 특산품의 투자에는 더욱더 유의를 해야 한다는 거다. 거래소가 지정하는 유의 딱지와 별개로 말이다.

타로핀(ID) ‘코린이 개나리반’ 운영자 (https://open.kakao.com/o/ghnA1q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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