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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첫 면허시험장 생긴다…막판에 수퍼예산에 올라탄 이색 예산은?

중앙일보

입력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스1

광주운전면허시험장 설계비 20억원, 전주 로파크(Law Park) 용역비 2억6300만원, 어린 전복용 사료공장 설립비 4억원….
지난 2일 여야가 합의 처리한 2021년도 예산안(558조원)에 막판 증액으로 극적으로 올라탄 사업들 중엔 예상치 못한 명목의 지역 숙원 사업들이 꽤 포함됐다.

그동안 광주에는 전국 15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시험장이 없었다. 이형석(광주 북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예산 확보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됐다. 이 의원은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이 있지만 광주시민들은 사는 곳에 상관없이 나주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 해 불편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주 로파크(Law Park) 예산은 김성주 민주당 의원의 작품이다. 로파크는 전주시 덕진동 구 전주법원·검찰청 부지에 전북 출신 3명의 원로 법조인(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 김홍섭 서울고법원장)을 기념하는 공원과 법 역사관, 법체험관을 꾸민다는 구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조부인 가인 김병로를 테마로 한 예산 확보에 민주당 의원이 적극 나선 게 눈길을 끈 이유다.

김 위원장은 김 전 대법원장이 민정당 대표최고위원이던 1963년 23세의 나이에 조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가인 선생은 김 위원장의 조부이기 이전에 사법권 독립을 토대를 놓은 위인이고 김 전 고법원장과 최 전 고검장은 청렴한 법조인의 상징"이라며 "지난해부터 계속 요청하다 이번에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이 지난 10월 19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21년 예산안에 광주 운전면허시험장 사업을 위한 예산 20억원을 증액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이 지난 10월 19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21년 예산안에 광주 운전면허시험장 사업을 위한 예산 20억원을 증액했다. 뉴시스

명목 자체가 생소해 눈에 띈 예산도 있었다. 윤재갑(전남 해남·진도·완도) 의원은 어린 전복용 사료 공장 설립비 4억원을 따냈다. 윤 의원은 “어린전복 사육을 위한 필요한 사료 65%를 중국한 배합사료에 의존한다”며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안정적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이 증액을 주도한 사업 중엔 이색적 명목으로 눈길을 끈 사례가 많지 않았다. 김도읍(부산 북구·강서구을)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바다 위 2.6km를 걸을 수 있는 다리(수상워크웨이) 건설을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비 2억원을 따낸 정도다.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야당이다 보니 지역 내 다양한 사업이 많았지만 정부 안에 없던 예산을 추가하는 게 하늘에 별 따기”라며 “꼭 필요한 SOC 사업 정도 챙긴 정도”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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