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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들에 희소식' …국산 오크통서 숙성한 소주 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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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품연구원이 국산 참나무를 이용한 오크통과 이를 이용한 증류주 개발에 성공했다. 쌀을 원료로 한 전통 소주이지만 오크통에서 숙성돼 위스키 빛깔을 띈다. [사진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이 국산 참나무를 이용한 오크통과 이를 이용한 증류주 개발에 성공했다. 쌀을 원료로 한 전통 소주이지만 오크통에서 숙성돼 위스키 빛깔을 띈다. [사진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에도 국산 ‘오크통’과 오크통 숙성 증류주 시대가 열린다. 197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진 조림 덕에 오크통의 원료가 되는 참나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크통은 위스키의 본고장인 영국 등 서구에서 유래했다. 그간 화요 등에서 수입산 오크통을 이용해 숙성 증류식 소주를 만들어 왔지만, 국내에서 자란 참나무를 이용한 사례는 없었다.

한국식품연구원, 산림과학원 공동연구 #국내 자생 참나무 6종으로 오크통 개발 #증류주 숙성 실험 통해 상업성 확인도

한국식품연구원은 소속 전통식품연구단과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전통주 숙성용 소재와 숙성 증류주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원은 그간 전통주 숙성용 소재 개발을 위해 한반도에 자라는 참나무 6가지 수종(갈참나무ㆍ굴참나무ㆍ떡갈나무ㆍ상수리나무ㆍ신갈나무ㆍ졸참나무)을 대상으로 표면탄화와 숙성통 제형 가공 적성, 증류주 숙성 중 화학적 변화 구명 연구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산 참나무가 증류주 용 오크통 소재로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참나무로 만든 증류식 소주용 오크통. [사진 한국식품연구원]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참나무로 만든 증류식 소주용 오크통. [사진 한국식품연구원]

김태완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산 참나무의 주요 성분인 시스오크락톤 등의 함량과 나무에서 유래된 자연적인 색의 변화는 숙성주 가치를 높여주는 인자로서 기존의 수입 참나무로 숙성한 증류주류인 위스키, 브랜디에 대비해 동등 수준 이상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세계 주류 산업에 활용되고 있는 참나무는 아메리칸 참나무와 유럽 참나무가 주도하고 있지만 소비자 욕구 다양화로 새로운 목통 수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한반도 참나무 수종을 활용한 숙성 전통 증류주 개발을 통해 전통주의 고급 주류시장 진입과 더불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목통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산 오크통 시대는 조림을 넘어 활용단계에 이른 산림이 있기에 가능하다. 한반도에는 약 50여 종의 참나무류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침엽수가 주를 이루었으나 임업통계연보(2017년)에 따르면 분포 비율이 소나무 22.3%, 참나무류 25.5%로 이미 주요 수종으로 참나무가 소나무를 역전했다. 또 앞으로 80년 뒤인 2100년에는 한반도 전역이 참나무 위주 활엽수림으로 자연천이 될 것으로 산림과학원은 예측하고 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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