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모임도 끄덕 없어요! - 술 다이어트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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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이건 동창회에 송년회까지... 왜 매번 연말마다 나의 다이어트 계획은 무너져 내리는 걸까?
이 세상엔 어찌 이리도 날 유혹하는 게 많노. 분위기 내면서 남친과 한 잔. 그리고 친구들과 한 잔. 직장 동료들하고도 한 잔 해야 하는데... 안마시자니 좀 서운하고, 또 마시자니 다이어트 망할 것 같고. 얼마 남지도 않은 2002년.
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방법은 어디 없을까?

◇ 다이어트 중에는 금주를 해야할까?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때에 술은 해롭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많은 책에서 술에 대해 언급을 해 왔다. 술을 올바르게 먹으면 약이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술로 건강을 해친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술로 건강을 회복했다는 사람도 있다.

다이어트에 있어서 술도 사실은 이와 같다. 술은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지방을 씻어내는데도 간접적인 역할을 한다. 알콜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만들어 내는데 촉매제 역할을 한다. 좋은 콜레스테롤은 몸 속에 쌓인 지방을 이동시켜서 담즙으로 보낸다. 때문에 적당량 잘 마시면 오히려 알콜이 지방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알콜은 탄수화물 보다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시는 방법과 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다이어트를 위한 술은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은가?

우리가 보통 술을 마실 때의 칼로리를 생각해보면 엄청난 에너지가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론적으로 생각해 보면 술을 즐겨하는 사람은 엄청난 비만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다행히도 알콜은 칼로리는 높지만 지방이나 탄수화물로 바뀌는 일은 없다. 그러나 알콜이 체내에 들어가 연소되는 동안 다른 각종 영양소들은 거의 연소되지 않는다. 알콜이 흡수되면 우선적으로 연소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사이에 흡수된 탄수화물과 지방은 그대로 살이 된다.

또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알콜 자체가 살로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건강한 정상인의 경우에 해당된다. 폭음의 경우나 간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 이런 사람은 간에서 알콜의 분해작용이 완전하게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흡수된 알콜의 잉여 열량은 그대로 저장된다. 또 알콜이 연소되는 동안의 발생하는 에너지로 인해 간장에서는 지방을 생성하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과음, 폭음, 간기능 장애 환자는 술 자체로도 살이 찔 수 있다.

◇ 그렇다면 술은 어떻게 마셔야 할까?

술을 마실 때는 반드시 양을 정해놓고 마신다. 정도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되면 식사를 줄여야 한다. 이런 경우는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개 맥주의 3분의 2정도, 청주로는 맥주잔 한잔, 양주는 2잔 이내에서 마셔야 한다.

술을 마실 때의 안주는 반드시 칼로리가 높지 않은 것으로 한다. 칼로리가 높은 안주는 흡수되어 그대로 지방으로 저장된다. 또 자기 전에 술을 마시지 않으며 특히 잔뜩 취해서 자는 일을 절대 피해야 한다. 만일 평소 12시에 잠자는 사람이라면 술을 마치는 시간이 9시 이전이어야 한다. 절대로 술기운이 다 깨고 난 후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스트레스가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술은 일정한 부분에 있어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술은 지방을 소비시키는데 간접적으로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얼굴과 마음을 잔뜩 찌뿌린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더욱 해롭다. 술은 항상 즐겁게 마시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 독한 술이 좋은가 아니면 맥주와 같은 술이 좋은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독한 술은 가급적 피하고 꼭 마셔야 할 때는 물을 타서 마시라고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물은 위에서 흡수되지 않지만 술을 마실 때에는 위에서 알콜이 흡수될 때 물이 같이 흡수된다. 같은 열량의 알콜을 마신다고 했을 때, 물은 낮은 도수의 술에서 더 많다. 물이 흡수되었을 때는 혈당치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또 알콜이 우선적으로 연소되는 동안 높은 혈당 상태에서 술과 같이 흡수된 안주는 인슐린에 의해 급속히 지방으로 전환된다.

그러므로 위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맥주보다는 약간 높은 도수의 술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게 되면 일반적으로 자제력을 잃어서 많은 양을 마시거나 과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미리 양을 정해놓고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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