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대장암 환자 복강경 수술 가능

중앙일보

입력

'최소 절개에 최대 만족'.

대장암 환자에 대해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하면서 배를 여는 수술이 점차 밀려나고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을 방해하는 것이 비만이다. 특히 40대 이후의 복부 비만은 첨단 장비의 접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장(腸)주위에 가득 찬 지방질이 수술 시야를 방해함으로써 다른 장기(臟器)의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

이로 인해 네덜란드 복강경협회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⑷ 이상인 비만자에 대해서는 복강경 수술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대상자의 25%가 복강경 수술이 어려운 비만환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렇게 금기시됐던 비만환자에게도 복강경 수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한 사례가 발표됐다.

한솔병원 대장암 복강경수술센터 김선한.조용걸 박사팀이 지난달 30일 대한대장항문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만 환자에 대한 복강경 수술 결과가 정상환자 수술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그룹의 수술시간은 2백2분으로 정상그룹 1백83분보다 길었고, 출혈량도 1백68.2㎖로 정상그룹 98.2㎖보다 많았지만 입원기간은 11.9일로 정상그룹 11.7일과 비슷했으며, 합병증은 창상 감염 1례가 전부였다는 것.

조사는 이 병원에서 대장.직장암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 1백3명을 체질량지수 25를 기준으로 비만그룹과 정상그룹으로 나눠 시행했다. 우리나라는 팔.다리 비만도가 높은 서양인과 달리 몸통 비만이 많아 체질량지수 25는 서양의 30~35에 해당한다.

김소장은 "비만 환자에게 개복수술을 하면 절개 부위가 깊고 넓어 상처가 상대적으로 더 잘 곪을 수 있다"며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도 복강경 수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복강경 수술은 5~10㎜ 크기의 구멍 4~5개를 배에 뚫고 복강내에 카메라 및 수술기구를 삽입, 모니터를 통해 환부를 보며 레이저 전기소작기와 초음파기기로 암을 절제하는 시술이다.

장점은 수술 후 호흡.장 운동을 포함한 대부분 장기의 기능이 빨리 회복된다는 점이다. 또 호흡기 합병증이 적고, 복벽 절개부위가 아주 작아 흉터와 감염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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