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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기아" 부진한 中실적 인도서…SUV로 달린 기아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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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인도 델리의 현대자동차 영업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 가동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인도 델리의 현대자동차 영업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 가동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자동차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1년새 시장 점유율을 4배나 늘리면서 인도 판매실적은 곧 부진한 중국 실적을 상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20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외 권역별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가 늘어난 곳은 한국과 인도 두 곳 뿐이다. 미국(-7.6%), 서유럽(-20.0%), 중국(-29.3%) 등은 코로나19 여파 등의 이유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반면 국내 판매는 10.6% 증가했고, 지난해 9월까지 8000대를 팔았던 인도 시장에선 올해 7만2000대를 팔아 9배나 늘었다.

글로벌 저조한데 인도만 성장 

기아차 인도공장에서 글로벌 전략 SUV 셀토스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기아자동차

기아차 인도공장에서 글로벌 전략 SUV 셀토스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 기아자동차

기아차가 지난해 인도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측면도 크다. 하지만 도요타가 최근 높은 소비세(28%)를 탓하며 인도 투자확대 중단을 선언한 것을 보면 단순히 현지 공장 가동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를 넘어서면 자동차 구입이 본격적으로 늘어난다”며 “인도의 1인당 GDP는 2018년에 이 시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가 지난해 인도 공장을 가동하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를 주력 모델로 내놓은 건 타이밍이나 모델 선택에서나 ‘신의 한 수’라는 것이다.

기아차 셀토스·쏘넷, 인도 SUV 시장 1위

셀토스는 올해 들어 인도 시장에서 소형 SUV 시장의 42.7%를 점유하며 이 부문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현대차 크레타(35.2%)다. 기아차는 여세를 몰아 셀토스보다 차체가 약간 작은 SUV 쏘넷을 지난 9월 출시했다. 쏘넷 역시 사전예약 3만8000대를 기록하며 출시 첫 달 단숨에 컴팩트 SUV 부문 1위에 등극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 업체별 점유율은 1위 마루티-스즈키, 2위 현대차, 3위 타타, 4위 기아차 순이다. 올 초만 해도 마힌드라가 4위였는데 셀토스 열풍으로 인도 진출 1년 만에 기아차가 4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또 타타와 마힌드라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현대∙기아차 판매는 급격하게 늘고 있어 앞으로 인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2026년 미국·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이 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기아차는 올해 13만대, 내년 23만대, 2022년 30만대를 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인도 공장에서 동남아로 수출을 시작하면 인도 루피화 절하에 따른 환차익으로 현재 8%인 인도법인의 영업이익이 10%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기아차 인도 실적, 부진한 중국 넘어선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기아차의 인도 실적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부진한 중국 실적을 상쇄할 기세다. 쏘넷 생산과 함께 인도 공장 10월 판매는 2만5234대로, 같은 기간 중국 판매량 2만5444대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국 공장 판매가 20만1123대인데, 인도는 13만7441대로 내년이면 역전이 가능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인도법인은 올해 매출 2조3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내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3800억원이 예상돼 중국법인이 2012~2013년 올린 지분법이익(합작법인과의 관계에서 가져갈 수 있는 이익비율) 최대치인 37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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