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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사무총장 이번엔 ‘에티오피아 반군 지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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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미국 등으로부터 '친(親)중국' 이란 비판을 받아 온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이번엔 에티오피아 반군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비르하누 줄라 장군은 19일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에티오피아군과 교전 중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측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줄라 장군은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주변국들에 티그라이주 반군에게 무기 등을 지원하라고 로비를 하고 전쟁을 반대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출신으로 처음 WHO 수장이 된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에티오피아 출신이다. 줄라 장군은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TPLF가 에티오피아 집권 연정을 지배했을 당시 보건장관(2005~2012년)과 외교장관(2012~2016년)을 역임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군 지원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19일 성명을 통해 "내가 티그라이군을 지원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나는 평화의 편"이라고 전했다.

에티오피아군과 티그라이 반군의 교전에 거처를 잃은 난민들. [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군과 티그라이 반군의 교전에 거처를 잃은 난민들. [AP=연합뉴스]

에티오피아군과 티그라이 반군은 지난 4일부터 교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월 티그라이주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단독 지방선거를 강행하며 양측의 갈등이 격화했다. 이어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가 TPLF에 대한 군사 작전을 지시하면서 교전으로 번졌다. 지금까지 양측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3만명이 에티오피아를 떠나 인접국 수단으로 피난을 갔다.

TPLF는 중앙 정부의 여당과 연정을 구성해왔지만, 2018년 알리 총리의 집권 이후 연정에서 탈퇴했다. 이들은 알리 총리가 자신들을 부패 세력으로 내몰았다고 반발해왔다. TPLF는 에티오피아의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오랜 전쟁을 치렀다. 알리 총리는 집권 후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국경 분쟁을 종식한 공로 등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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