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로나 확산 속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2500명 "차별철폐" 집회

중앙일보

입력

차별철폐를 촉구하는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의 집회가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정문 앞에서 열렸다.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전국에서 참가할 예정이던 노조원들이 이동을 제한했음에도 25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19일 오후 충남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9일 오후 충남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민주노총 금속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는 19일 오후 2시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2020년 임단투 승리를 위한 총파업 투쟁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 2500여 명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처우 개선(동일임금·동일복지)을 요구했다.

당진 현대제철 정문서 2500명 조합원 참가 #출입명부 작성·발열체크 등 방역수칙 준수 #코로나19 확산 우려 인천·순천 노동자 불참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시선을 고려 참석자들의 출입명부 작성과 체온측정, 손 소독제 비치, 1m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마스크 외에도 방역물품인 ‘페이스 쉴드’를 착용했다.

 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정규직과의 불합리한 차별은 시정대상이라며 현대제철에 개선 권고를 내렸지만, 시늉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며 “비정규직 처우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에 최소한의 대화도 나누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에 (집회라는)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정규직과의 차별” 

 연단에 선 금속노조 충남지부 정영재 지부장은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이 대오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차별 철폐를 뿌리 뽑기 위해 나섰다”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이들이 (아빠가) 비정규직에다 차별받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19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출입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19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출입명부를 작성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노조원들은 1시간30분가량의 집회를 마친 뒤 현대제철 측에 단체협상에 성실하게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앞서 김홍장 당진시장은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의 집회가 결정되자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방역수칙 준수와 다른 지역 노조원의 집회 참가 자제를 호소했다. 김 시장은 “이번 집회가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던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당진시와 지역 주민들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확산하자 노조는 참가자를 ‘당진제철소 노동자’만으로 제한했다. 애초 집회에는 인천과 순천공장 노동자들도 동참할 예정이었으나 집회 규모를 줄인 것이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마스크를 벗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흡연 행위도 통제했다.

 지난 2월 말 충남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당진 지역에서는 1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충남 지역 15개 시·군 가운데 서천(4명)과 예산(7명), 계룡(10명)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규모다. 당진 확진자 15명 중 대부분은 해외 입국자로 지역 내 감염은 1명에 불과하다.

19일 오후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1m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지키고 있다. 신진호 기자

19일 오후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C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제철 비정규직노조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1m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지키고 있다. 신진호 기자

 당진시는 이날 집회 현장에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 방역지침 위반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13개 중대(950여 명)를 현장에 투입했다.

당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