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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고농도 미세먼지…천리안 위성이 실시간 관측한다

중앙일보

입력

‘가을의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중국에서부터 시작해 한반도로 이동하는 장면이 천리안위성 2B호에 의해 관측됐다. 그동안 국내 미세먼지 예보는 지상 관측 장비와 항공기 등을 통해 이뤄져 발원지나 이동 경로, 넓은 면적 관측이 어려웠다. 천리안위성 2B호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기존 미세먼지 측정 방식에 위성 관측 정보가 추가돼 보다 정밀한 예보와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천리안 위성 2B호가 지난 10월 20일 관측한 대기질 영상.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 및 고농도 미세먼지가 유입돼 한반도 주변에서 관측된 장면.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천리안 위성 2B호가 지난 10월 20일 관측한 대기질 영상.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 및 고농도 미세먼지가 유입돼 한반도 주변에서 관측된 장면.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해양수산부는 18일 천리안위성 2B호에 장착된 환경 탑재체에서 관측된 아시아 대기질 자료를 최초로 공개했다. 천리안위성 2B호는 기상 관측 위성인 2A호에 이어 대기환경과 해양환경을 관측하기 위해 올 2월 19일 발사됐다. 지난 3월 6일 목표 궤도에 진입한 뒤 현재 시험운행 중이다.

천리안 2B호가 관측한 아시아 대기질 자료 최초 공개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관측된 이산화질소(NO2), 아황산가스(SO2), 오존(O3) 등 미세먼지 유발 물질의 분포와 이에 따른 미세먼지(PM) 추정 농도가 시간대별로 담겼다. 이 중 지난 10월 20일 영상에는 중국에서 발원한 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 주변으로 유입되는 장면이 포함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실제 이날 한반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ㆍ인천ㆍ경기남부 등 수도권과 세종ㆍ충북ㆍ충남ㆍ전북 등 서부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었다.

올해 9월 9일 관측된 이산화질소(NO2) 대기 전체층 농도. 서울은 물론 평양 등 아시아 대도시에서 높은 농도로 관측된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올해 9월 9일 관측된 이산화질소(NO2) 대기 전체층 농도. 서울은 물론 평양 등 아시아 대도시에서 높은 농도로 관측된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서울 뿐 아니라 평양도 이산화질소 농도 높아  

이밖에 지난 8월 6일 일본 니시노시마 화산 폭발로 인한 고농도 아황산가스의 이동, 만주와 일본의 고농도 오존층에 대한 관측 영상도 공개됐다. 특히 9월 9일 관측 자료에 따르면, 중국뿐 아니라 서울ㆍ평양ㆍ베이징ㆍ심양ㆍ오사카ㆍ나고야 등 동북아 전역에서 차량 이동이 많은 대도시거나 화력 발전소를 포함한 공업 지역을 중심으로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리안위성 2B호가 아시아 전역을 이처럼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이유는 정지궤도 위성이기 때문이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지상에서 약 3만 6000㎞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동일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하루 평균 8회, 매 시간 한반도 주변 동아시아 영역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을 관측한다. 이 때문에 저궤도 위성보다 풍부한 관측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년 중 본격 서비스, 대기오염 정밀 관측 가능  

천리안위성 2B호가 8월 6일 관측한 영상. 일본 니시노시마 화산 폭발로 발생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북태평양 고기압 기류를 따라 한반도 근처까지의 이동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천리안위성 2B호가 8월 6일 관측한 영상. 일본 니시노시마 화산 폭발로 발생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북태평양 고기압 기류를 따라 한반도 근처까지의 이동하고 있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환경부ㆍ해양수산부]

천리안위성 2B호는 이르면 내년 중 본격적인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관측 가능 면적을 최적화해 독도를 포함한 한반도와 중국 동부 지역이 최대한 많이 관측되도록 영역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천리안위성 2B호의 대기환경 관측 자료를 국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시아 13개국과 관측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환경위성 공동 활용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향후 대기질 관측영상 서비스가 본격 개시되면, 국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대기오염 문제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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