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역유행 본격화, 대규모 재유행 기로"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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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유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9일부터 수도권에서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내에서 최대한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2주간 모임 등을 연기·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스크 1장이 확산세 통제하는 힘 가져" #19일부터 코로나·독감 동시 진단에 건보 적용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지역 유행이 본격화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 국내 하루 평균 환자는 181.6명으로 집계됐다. 강 차관은 “수도권은 125.6명, 강원권 114.9명, 호남권 19.6명 등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수도권의 환자 발생은 지난주 초 80명대에서 급속도로 상승하며 오늘(18일) 18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18일 신규 환자는 313명 발생해 지난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에 가장 많았다. 국내 발생 환자가 245명으로 많이 늘었고 최근 20~30명 나오던 해외 환자 또한 68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연합뉴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연합뉴스

해외 환자 역시 지난 7월 25일(86명) 이후 116일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강 차관은 “미국이나 유럽, 중동 등에서의 확진자 증가세가 높기 때문에 국내로 유입되는 숫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19일 0시부터 수도권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내에서 확산세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차관은 “1.5단계 상향 조정의 목표는 최대한 신속하게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고 환자 증가 추이를 반전시키는 것”이라며 “일상과 생업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2단계로 격상을 하지 않고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강 차관은 “가족 모임, 지인 간 친목 모임, 직장, 음식점, 주점, 사우나 등 특정 시설에 편중되지 않고 일상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도권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가 감염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밀폐된 실내에서 다수가 장시간 모이는 경우 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화되며 대규모 재유행의 기로에 선 시점”이라며 “거리두기의 시점은 통상 열흘에서 2주 뒤부터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노력해야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강 차관은 “앞으로 2주간 가급적 모든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며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사나 대화가 수반되는 모임은 위험도가 무척 높은 만큼 반드시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마스크 1장이 지금의 확산세를 통제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착용해달라”고도 강조했다.

이달 백신 계획 발표

한편 당국은 겨울철 독감과 코로나의 동시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동시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에 내일(19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적용 기준은 인플루엔자(독감) 주의보 기간에 한정하고 있지만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우선 적용한다는 것이다.

강 차관은 “올해는 계절 독감주의보가 발표되지 않더라도 우선 적용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검사 비용은 8만~9만 원으로 본인부담금은 코로나19 의심환자와 마찬가지로 예산에서 지원된다”고 말했다.

또 “1회의 검사로 3시간에서 6시간 이내 동시에 감염여부를 알 수 되는 만큼 환자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고 빨리 환자를 처치할 수 있는 안전한 진료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도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며 2000만명분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달 내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현재 주요한 성과를 내는 선도 기업들과 모두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목표 달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11월 내에 어떤 백신을 어떠한 방법으로 확보할 것인지 세부적인 백신 확보 계획을 정리하여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중인 코로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정부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백신 2000만명분 이상을 조달하고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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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강 차관은 “백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나, 백신의 접종은 백신의 생산뿐 아니라 안정성 확인을 비롯한 공급체계 준비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거리두기 준수와 생활 속 방역 관리를 통해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임을 상기해달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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