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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개막 마스터스 화두는 "거리, 거리, 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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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 [AP=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 [AP=연합뉴스]

골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12일 밤(한국시각) 개막한다. 현지 보도는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27)가 48인치 드라이버를 쓸 것인가, 몇 번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얼마를 남겼다더라 등 거리 얘기 투성이다.

오거스타, 장비 규제 찬성으로 돌아서 #"샷거리 증가 골프에 좋지 않은 영향" #미켈슨 "48인치 드라이버가 표준될 것"

마스터스 주최자이자 골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로 꼽히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클럽의 프래드 리들리 회장은 디섐보의 거리 증가 영향에 대한 질문에 “마스터스는 물론 골프라는 스포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명쾌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갈림길에 있다. 행동을 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타이거 우즈 등의 장타에 맞서 2002년과 2006년 등에 코스를 대폭 늘렸다. 선수들의 거리 증가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재정적으로) 유일한 골프장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오거스타도 디섐보의 거리 혁명엔 당할 수 없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의 R&A는 “선수들의 거리가 늘어 골프장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면”서 장비 이원화를 주창했다. 이전까지 이를 반대하던 오거스타 내셔널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장비 규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기관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반발력이 다른 공을 쓰거나, 야구처럼 나무, 금속 방망이로 갈라지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리들리 회장은 “이전 같은 급격한 코스 확장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짧은 파 5인 13번 홀(505야드)에 대해선 “여전히 드라마가 많이 일어나는 홀이지만 도전은 줄어들고 있다”며 전장을 늘릴 것을 시사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인접한 오거스타 컨트리 클럽의 땅을 ‘거절할 수 없는 가격’에 샀다고 알려졌다. 13번 홀의 티잉 그라운드를 뒤로 더 뺄 공간을 확보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47.5인치 샤프트를 쓰는 필 미켈슨 “조만간 48인치 샤프트가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흘 전 48인치 드라이버를 쓰지 않겠다고 했던 브라이슨 디섐보는 “어제 실험해 보니 수치가 괜찮았다”며 “아직 48인치 드라이버를 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저스틴 토머스는 “디섐보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디섐보처럼 멀리 치지 못해도 아주 불리한 건 아니다. 그가 장타를 쳐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나는 그가 장타 때문이 아니라 퍼트를 잘 해서 우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또 “그는 눈에 보이는 건 다 먹고 운동을 많이 해서 몸이 커졌다. 그러나 나는 20kg을 늘릴 생각이 없다. 370야드를 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회 중 비가 예보됐다. 페어웨이가 부드러워져 공이 소나무 숲으로 굴러가지 않기 때문에 장타자들이 더욱 유리할 거라는 예상이다.

우승 후보로는 디섐보 외에도 공을 멀리 치는 로리 매킬로이,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토니 피나우, 매튜 울프 등이 거론된다. 대포전쟁이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고 음습했던 2007년 샷거리가 짧은 축에 드는 잭 존슨이 우승하는 등 예상이 빗나간 적도 많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는 한국시간 밤 9시55분, 디섐보는 9시 33분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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