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역사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0.11.10 07:33

업데이트 2020.11.11 11:36

77년 역사의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지금도 실험을 벌이고 있습니다. 5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팝업 매장 ‘이케아 랩(IKEA Lab)’을 둘러볼까요. 1층에선 미트볼과 커피 같은 음식을 파는 ‘푸드랩’이 나옵니다. 바로 옆에선 플라스틱 의자를 분해해 만든 전시가 열립니다. 그 위층에선 누구나 인테리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디자인 오피스가 나옵니다. 이케아 제품을 추천받는 게 아니라 인테리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이케아 매장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처음이지만, 무엇보다도 교외의 대형 매장이 아닌 도심의 작은 매장에서 이케아를 만나는 자체가 낯섭니다.

이케아의 성수동 팝업 스토어 1층에 위치한 푸드랩은 스웨덴식 미트볼 같은 간단한 음식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사진 이케아]

이케아의 성수동 팝업 스토어 1층에 위치한 푸드랩은 스웨덴식 미트볼 같은 간단한 음식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사진 이케아]

코로나는 세계 1위 가구회사 이케아까지도 바뀌게 만든 걸까요. 더 놀라운 것은 성수동 팝업 매장 ‘이케아랩’의 실험을 세계 곳곳의 이케아 직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4일 인터뷰 한 니콜라스 욘슨 이케아코리아 커머셜 매니저는 “오늘도 본사 임원과 컨퍼런스 콜로 ‘매장의 미래’에 대해 한참 토론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파일럿(global pilotㆍ세계적 시범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11월 24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폴인컨퍼런스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 2021〉에 참석하는 그는 “코로나19 이후 주춤하던 매출이 지금은 온라인 쇼핑으로 오히려 늘고 있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모두가 실험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들어보시죠.

이케아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은 2월에 코로나 충격을 일찍 받았죠. 초반에는 매장 방문객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곧 온라인 방문객이 늘어났어요.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 회계년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욕구가 생겼죠. 또한 재택 근무로 인해 집에 사무실의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가구 수요도 늘었고요. 
글로벌 사업현황은 어떤가요.
유럽 상황은 좀 다릅니다. 매장 폐쇄 기간이 길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세계에서 이케아 매장이 가장 많은 국가인데 53개 매장이 모두 폐쇄된 적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온라인으로 빨리 전환해서 오프라인 매출을 만회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한국, 독일, 미국에서 홈퍼니싱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은 집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한국 성수에 이런 테스트 매장을 만든 이유도 그 연장선인가요?
이곳은 글로벌 파일럿 매장입니다. 한국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실험들은 전세계와 비교해서 매우 앞선 것이죠. 이 테스트 매장에 대한 반응을 본사에서도 매우 궁금해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푸드, 홈퍼니싱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공간에서 융합한 건 세계 최초거든요.  
 성수동에 새로 문을 연 이케아 팝업스토어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니콜라스 욘슨 매니저는 "이 쇼룸만 해도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정말 집 같은 분위기를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합니다. [사진 이케아]

성수동에 새로 문을 연 이케아 팝업스토어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습니다. 니콜라스 욘슨 매니저는 "이 쇼룸만 해도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정말 집 같은 분위기를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합니다. [사진 이케아]

왜 이런 매장을 만들었나요.
성수 같은 도심 시티숍과 교외의 대형 매장은 각각 존재 이유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체적인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겠죠. 예를 들어 도심에 있던 고객이 교외의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워 망설였다면, 이케아랩이 이케아 브랜드를 만나는 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후 교외의 큰 매장을 방문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거죠. 성수 이케아랩은 특히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지속가능성 컨셉의 매장입니다. 브랜딩과 지속가능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죠. 이런 점들이 이케아 생태계와 고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포괄적인 측면에서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새로운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이케아는 체험형 매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든 제품의 구색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이 이 역할을 대체하고 있죠. 오프라인에서는 좀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상상을 자극하는,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이케아랩의 역할이고요. 그래서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폴인컨퍼런스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

폴인컨퍼런스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

그는 “5년 전까지도 사람들은 '이제 매장이 없어질 것' 이라고 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코로나 이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프라인의 리테일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니콜라스 욘슨 매니저의 더 많은 생각은 폴인컨퍼런스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공간 기획자 준지 타니가와 JTQ 대표 겸 CCC크리에이티브 대표, 솟솟상회와 한남동 플래그십스토어를 기획한 김정은 코오롱스포츠 비주얼ㆍ마케팅팀장이 연사로 참여합니다.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도헌정 폴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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