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나일 바이러스 美 전역 확산 경고

중앙일보

입력

모기와 조류를 통해 전염되는 뇌염의 일종인 웨스트나일(West Nile)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했다고 CNN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CDC 소장인 줄리 거버딩 박사의 말을 인용, 올해 들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이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거버딩 박사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경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수가 다른 뇌염성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보다 훨씬 많아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지적하고 새들이 이동하면 모기도 따라 움직여 이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거버딩 박사의 경고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로 인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노인 2명이 추가로 사망, 올 들어 사망자가 7명으로 늘어난 직후 나온 것으로 미국 보건당국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는 36개주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병원체가 발견됐으며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일리노이, 앨라배마, 인디애나 등 6개주와 워싱턴 D.C.에서 13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감염자가 대거 속출한 루이지애나주(85명)와 미시시피주(34명)는 각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1937년 우간다 여성의 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건 강한 성인에게 감염됐을 경우 독감처럼 느껴지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처럼 신체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들의 경우엔 바이러스가 중 추신경계를 교란시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아직 이 바이러스의 백신이나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주로 모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모기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새, 까마귀 등 야생조류와 말 등을 통해서도 퍼지기 때문에 지난 수십년간 아프리카로부터 유럽 및 아시아 등지로 급속히 확산됐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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