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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쏠했던 저축은행 ‘파킹통장’마저…금리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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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저축은행들이 하루만 돈을 받아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쳐주는 ‘파킹통장’(수시 입출금 통장)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 파킹통장은 차량을 잠시 세워두는 것처럼 은행에 단기 자금을 맡겨두는 통장을 말한다.

초저금리 상황서 금리 유지 곤란 #최근 0.1~0.2%P 잇따라 인하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 수시 입출금 통장의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내렸다. 지난 7월에 한 차례 금리를 내리기 전(연 1.7%)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0.4%포인트 낮아졌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달 22일 뱅뱅뱅보통예금의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인하했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단기 자금을 맡긴 뒤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은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오케이정기예금369다. 원래 이 상품의 가입 기간은 36개월이다. 하지만 하루만 돈을 맡기고 해지해도 연 1.7%의 이자를 준다. 가입금액은 최소 10만원부터 최고 30억원까지다. 예금금리는 3개월마다 달라진다. 이자는 월 복리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 상품의 잔액은 지난 8월 4000억원에서 최근 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중은행의 수시 입출금 통장 금리는 연 0.1% 수준이다. 그동안 일부 저축은행은 연 2% 가까운 금리를 제시하면서 단기 자금을 맡길 곳을 찾는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0.5%)는 물론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4일 연 0.955%)보다도 높은 금리다.

금융계에선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에 계속해서 높은 금리를 제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같은 공모주 청약 환불금을 잡기 위해 일시적으로 특판 상품을 팔았다. 이번 달엔 수신(예금 등) 잔액이 넘쳐 금리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저축은행에 맡긴 돈은 7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71조799억원이었다. 2011년 2월 일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촉발한 ‘저축은행 사태’ 이전 수준(2011년 1월 74조3976억원)에 가까워졌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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