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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 "한국교회, 코로나로 부흥과 쇠락의 갈림길에 서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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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은 '미래로 갈수록 현대인은 기존 교회에 대해서는 저항하고 거부감을 갖는 경향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신심과 종교적 욕구, 영성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와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는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광화문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 시대 종교 영향도 인식조사 발표’와 함께 ‘뉴-노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은 "코로나19를 계개로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은 "코로나19를 계개로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은 "교회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고 안식처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기피하고 거부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디지털 격차 현상과 세대간 격차와 단절로 인해 젊은이들이 탈 종교화하는 현상이 급격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소강석 총회장은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유투브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가히 '유투브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다. 이러한 온택트 시대에 교회를 떠났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그들의 심령을 보듬고 위무하는 좋은 영혼의 콘텐트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소 총회장은 또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인과 이웃의 생명 안전을 위해 방역과 보건적 차원에서 시작된 비대면 문화가 종교와 종교 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종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도, 종교에 대한 필요성은 64.6%로 나왔다”며 “물리적 거리두기 방역 속에 종교적ㆍ심리적 방역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교에 대한 관심도는 약간 줄었으나 종교의 영향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예장합동 총회장과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코로나 시대와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예장통합]

3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예장합동 총회장과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코로나 시대와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예장통합]

이번 조사에서 온라인 비대면 문화로 인한 분야별 변화상에서 나타난 가장 높은 변화는 물건 구입(57.7%)이었고, 영화 감상(35.1%), 회의 미팅(33.7%), 종교 활동(27.1%), 회사 업무(26.9%), 학교 수업(21.9%) 순이었다.

특히 종교계에 닥친 가장 큰 변화는 대면 집회에서 비대면 집회로의 전환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 종교집회에 참가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 37.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는 개신교가 62.6%로 가장 많았고, 천주교 33.4%, 불교 11.7%로 나타났다. ‘온라인 종교 집회에 대한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45.8%)는 응답과 ‘현장 집회보다 못했다’(49.1%)는 대답으로 갈렸다.

온라인 유투브 이용 빈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거의 매일’ 이용하는 비율이 53.8%였고, ‘1주일에 1회 이상’ 보는 비율은 누적으로 83.9%였다. 반면 유투브를 거의 안 보는 비율은 8.7%에 그쳤다. 종교별로는 개신교가 불교나 천주교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인 68%, 천주교인 25.7%, 불교인 16.6% 순이었다.

소강석 총회장은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부흥과 쇠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포토]

소강석 총회장은 "코로나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부흥과 쇠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포토]

미래 사회와 미래 종교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한국 사회가 직면할 위기에 대한 응답 결과는 ‘경제적 양극화와 고용 불안’이 45.6%로 가장 높았고, ‘저출산 고령화’가 40.6%, ‘기후 환경’이 35.2%. ‘세계적인 전염병의 일상화’가 24.6%,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15.5% 순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인류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9.8%였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다’라는 대답이 68.9%로 나타났다.

소강석 총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고 부흥과 쇠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교회는 10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의 중심그룹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격과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중심 그룹에서 밀려나게 되었다"며 "교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지금은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가 아니라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 골든타임마저 놓쳐버린다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을 고민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소 총회장은 "우리 한국교회는 세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시대 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한국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소 총회장은 "총회 사무실 안에 한국교회 최초로 '미래전략본부'를 개설하고, 지금의 현상들을 총체적이고 통시적으로 분석할 뿐만 아니라, 그 구체적 대안들을 모색하고 정책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상적 소통을 위해 유투브 방송인 '총회TV'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8월 13~20일 전국 만 19세 이상의 일반 성인 남녀 1000명(유효 표본)의 온라인 패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연구 분석한 결과이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는 ±3.1%P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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