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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고 차관으로…다주택으로 물러난 靑참모들 '화려한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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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일 청와대 일자리수석에 임서정 현 고용노동부 차관을 발탁하는 등 차관급 12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12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청와대 일자리수석에 내정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내정된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내정된 박진규 전 청와대 신남방신북방비서관, 보건복지부 1차관에 내정된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 고용노동부 차관에 내정된 박화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국토교통부 1차관에 내정된 윤성원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아랫줄 왼쪽부터 조달청장에 내정된 김정우 전 국회의원, 소방청장에 내정된 신열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기상청장에 내정된 박광석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내정된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행정안전부 재난관리본부장에 내정된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내정된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12개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청와대 일자리수석에 내정된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내정된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내정된 박진규 전 청와대 신남방신북방비서관, 보건복지부 1차관에 내정된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 고용노동부 차관에 내정된 박화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국토교통부 1차관에 내정된 윤성원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아랫줄 왼쪽부터 조달청장에 내정된 김정우 전 국회의원, 소방청장에 내정된 신열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기상청장에 내정된 박광석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내정된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행정안전부 재난관리본부장에 내정된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내정된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장. 연합뉴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청와대 출신을 경제부처의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신임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통상비서관과 신남방ㆍ신북방비서관을 지냈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제1차관 내정자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었고,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내정자 역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출신이다. 박광석 기상청장 내정자도 대통령 비서실 기후환경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현재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이었다.

청와대 출신 인사는 부동산, 기업, 금융 등 경제정책을 아우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와 업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일선 부처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국정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공직사회 내부 쇄신을 촉진해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부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차관급 인사에서도 40대인 최종건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외교부 1차관에 임명했다. 그는 대선 캠프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인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시정연설에서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시정연설에서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1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다주택 논란을 빚고 물러났던 인사의 재기용이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할 윤성원 국토부 차관과 산업정책 분야를 담당할 박진규 산업부 차관 내정자는 7월 인사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다주택 처분 지시를 지키고 못해 교체됐던 인사다. 둘은 각각 서울 논현동과 세종시, 경기도 과천시와 세종시에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주택 2채 가운데 1채의 매각이 완료됐다. 박 내정자는 1주택이 매각 중으로 12월 중 등기이전이 될 예정”이라며 “(12명 내정자 중)나머지 분들도 2주택을 가진 분이 있지만 처분 의사를 확인하고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윤 내정자가 서울 강남과 세종시 중 어떤 주택을 매각했는지를 포함해 12명 인사 대상자의 주택 보유 현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최근 청와대는 “1주택 소유는 고위급 공무원 인사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신임 조달청장에 김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영입했던 인사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김강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복지부 제1차관에는 양성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을 각각 임명했다. 임서정 수석 내정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박화진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을 승진시켰다.

또 소방청장에는 신열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행정안전부 재난관리본부장에는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는 민병찬 경주박물관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중 신 내정자는 소방간부후보생이 아닌 최초의 소방장학생 출신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차관급 인사가 개각의 시그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장관, 강경화 외교장관이 지난 6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장관, 강경화 외교장관이 지난 6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 전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의 환담에서 “청문회 기피현상이 실제로 있어서 좋은 인재를 모시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차관급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장관급 인사의 어려움을 표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권에서는 원년멤버 장관을 비롯 내년 4월 보궐선거 출마 예상자들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능후 보건복지ㆍ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ㆍ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대상이다. 취임 2년이 넘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ㆍ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다음달 취임 2년을 맞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개각 이전 또는 이후일지가 관건일뿐 노 실장의 교체는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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