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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사기 그릇에 담아 드세요!"

중앙일보

입력

국수.라면.냉면.칼국수.우동.자장면.짬뽕.스파게티…. 요즘 한국인들에게 간식이 아닌 주식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면 요리들이다.

간편하고 맛있어 누구에게나 인기지만 정작 요리할 때는 1백%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가. 이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한 남자가 있다.

"라면 하나를 먹을 때도 신경쓸 게 많아요. 어느 그릇에 담고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거든요. 종이 그릇.플라스틱 그릇.유리그릇은 사용하지 마세요. 라면엔 뭐니뭐니해도 사기그릇에 나무 젓가락이 최고죠."

라면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마자 속사포처럼 '라면 맛있게 먹는 법'을 설명하는 이 남자, 개그맨 김경식(33.사진)이다.

그는 지난 16일부터 케이블 푸드채널의 본격 면 요리 프로그램 '사랑한다 면(麵)'의 진행을 맡고 있다. 그간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요리 박사로 통했지만 요리 프로그램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렸을 적부터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제가 밥을 하곤 했어요. 물론 재미있으니까 자발적으로 한 거죠. 이거 아세요? 밥을 맛있게 지으려면 뜸 들일 즈음에 통마늘을 대여섯개 넣어주세요. 그러면 마늘 기름이 밥에 쏘옥쏙 스며들어 밥이 부드러워지고 살아 있게 돼요. 20여년 넘게 밥을 하면서 제가 개발한 노하우랍니다."

한국 음식부터 이탈리아 요리까지 못하는 음식이 없지만 무엇보다 자신있는 부분은 바로 '면 요리'다. 재료도 간편하고 조리법도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라면 국물을 조금만 남긴 뒤 케첩을 넣어 자작자작 끓이면 스파게티가 부럽지 않다. 또 물에 헹군 라면에 참기름을 조금 넣고 볶아주면 부드러운 맛의 볶음면이 탄생한다.

요리 박사에다 재치있는 말솜씨 덕분인지 그는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진행 보조자 역할을 철저히 거부한다. 도마도 두개, 칼도 두개, 재료 분량도 두배다. 그는 요리사의 조리법을 따라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론 요리사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기도 한다.

"요리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욕심이 더 많이 생겨요. 가스레인지.그릇.주방도구들도 더 좋은 걸 썼으면 좋겠고, 완성된 요리에 다른 맛을 가미해 보면 어떨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요리란 시간을 투자해 남에게 행복을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설명하는 그의 요리 수다는 끝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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