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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로비 의혹 '실명폭로전'…당사자들은 “들은 적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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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김봉현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서신’이 ‘실명 폭로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9일 국정감사에서 김 전 회장이 룸싸롱을 접대한 검사들이라며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이성범 검사를 지목했다. 박훈 변호사도 옥중서신에서 이름이 가려진 이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나섰다. 실명이 공개된 이들은 “이야기도 들은바 없다”거나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면서 반발하는 모양새다.

윤갑근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김진애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 전 회장이 주장한 술접대 검사 3명 중 한명이 윤 전 고검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러나 윤 전 고검장은 “김진애 의원이 명백한 허위사실을 말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공식입장을 냈다. 윤 전 고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면서 로비 및 향응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윤 전 고검장과 함께 언급한 이성범 검사 역시 술접대 검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사흘 간 실시된 법무부 감찰로 특정된 검사 2명은 김 의원이 공개한 2명(윤 전 고검장, 이 검사)과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다. 법무부는 향응 의혹이 불거진 이들에 대해 뇌물수수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수사 의뢰를 한 상황이다.

옥중편지 등장한 검사장도 “들은바 없다”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박훈 변호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바 김봉현의 폭로 문건 원본을 봤다”면서 공개된 옥중 서신에 공란으로 가려진 부분의 실명을 하나하나 공개했다.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 힘) 대표의 최측근이고, 그밖에 김장겸 전 MBC 사장,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전 수원지검장)이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에 실명으로 기재돼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이름이 언급된 윤 부원장은 “수원지검장 재직 당시 변호인이나 기타 어느 누구로부터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수원 여객 자금 횡령 건으로 김 전 회장을 구속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수사 사건과 관련한 로비가 없었음을 김 전 회장을 재직 시절 수원 여객 자금 사건으로 구속한 것을 들어 에둘러 반박한 것이다.

그는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2월 중순 경 김 전 회장의 수원여객자금 160억여원 횡령사건으로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을 당시 영장을 반려하거나 기각하지 않고 없이 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회장이 구속영장심사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으나 오랜 추적 끝에 지난 4월 김 전 회장을 붙잡아 라임 사건이 아닌 수원 여객 자금 횡령 건으로 구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공개한 옥중서신에는 “수원 사건 관련 5천 지급(지검장 로비명목)”이라고 적혀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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